[생생인터뷰] 서정선 마크로젠대표 "토종게놈 프로젝트로 내년은

  • 입력 2000년 12월 15일 15시 56분


“이제는 몽골리안 게놈 프로젝트(Mongolian Genome Project)를 진행시킬 겁니다”

‘소보다 비싼 쥐’를 만드는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벤처 마크로젠. 이 회사 서정선(48·서울의대 교수) 대표는 생쥐 유전자조작과 국내 최초 DNA칩개발에 이어 내년 6월까지는 한국인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중국인, 일본인의 유전자도 완전 해독해낼 계획이다. 중국측 관계자와는 이미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한 중 일 동양 3국인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면 동양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암종류,전염병 등 각종 풍토성 질병에 대한 비밀을 캐내 적절한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되는 획기적 성과다.

서 대표는 "게놈이 인종마다 0.1%씩 달라 해당민족마다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며 "질병연구뿐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라도 미국 셀레라 지노믹스가 만든 백인 중심의 유전자 지도와는 다른 한국인 또는 중국인 일본인의 게놈연구가 절대적이다"고 말했다.마크로젠의 연구덕에 한국인의 고유 염기서열 300만개 중 40%정도가 밝혀져 있다.

서 대표는 한국인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기에 충분한 인력이나 장비를 갖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작년 1월에 전자동 염기서열분석기 1호가 들어온 뒤 이번 달 11일에 5대가 추가 도입돼 모두 10대의 분석기를 갖추게 됐다"며 "이정도면 24시간 동안 560만 개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라고 말했다. 염기서열분석기는 한 대당 4억원 정도로 고가 장비지만 신속하고 정확한 유전자 분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 서대표는 내년에 10대정도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이밖에 '김치 게놈 프로젝트’, ‘인삼 게놈 프로젝트’등 한국 특산물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일도 내년 마크로젠의 중점사업중 하나다. " 한국 것은 한국 기업이 해야 하고 가장 잘할 수 있다"는 게 서대표의 지론이다.

최근 벤처기업들이 다 어려운 사정에 이런 프로젝트를 벌여나가는데 돈이 궁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서대표는 "올해 초 투자를 많이 받아 3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투자를 받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마크로젠은 지난 3·4분기 매출액은 5억3500만원이었지만 전자동 염기서열분석기 구입 등에 들어간 돈이 많아 적자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유전자조작 생쥐, DNA칩, 한국인 유전자 지도 완성 등으로 매출액이 60억원 이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 개발 중심 회사라서 인수합병에는 보수적이지만 메디알, 리젠 등 6개 바이오벤처에 10% 정도 씩 지분 참여를 하고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로젠은 지난 97년 실험실벤처로 시작한 생명공학회사. 유전자이식기술을 이용한 면역결핍모델생쥐를 비롯해 2건의 국내특허와 4건의 국제특허를 가지고 있는 이 회사는 작년인 99년 12월 국내최초 DNA칩 MAGIC 400 출시 후 올해 11월에는 좀 더 발전된 칩인 MAGIC KOGEN 2.4K를 상용화했다. 현재 유전자이식 및 적중, DNA 염기서열분석, DNA 칩, 생물정보학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라는 접두사를 붙일만한 일을 많이 했지만 사업영역이 너무 포괄적이라는 지적에 서 대표는 “유전자조작생쥐는 마크로젠을 설립하기 이전부터 연구한 것을 상품화 한 것이다. 이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 외국 것과 비교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나머지 사업분야는 서로 연관되는 것이다. DNA염기서열을 밝히면 이를 분석하는 도구가 생물정보학이다. 그리고 이를 산업적으로 응용한 것이 DNA 칩이다. 사업영역이 넓어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전자조작생쥐 개발 성과는 인정하지만 판매현황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서대표는 이에 대해 “현재 염기서열분석에 연구인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단위 무균사육시설 등이 있어야 대량 생산할 수 있어서 현재 판매가 쉽지는 않다”며 “제약회사와 기술을 공유하면서 판매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양희웅 <동아닷컴 기자> heewoong@donga.com

▲서정선 마크로젠 대표

70년 2월 경기고등학교 졸업

76년 2월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80년 2월 서울대 대학원 박사학위취득 (생화학)

83년 - 현재 서울대 암연구소 분자생물학실 실장

96년 -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97년 6월 - 현재 마크로젠 창업자 및 기술고문

2000년 3월 - 현재 (주)마크로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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