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에스트라다]인질석방금 착복설로 '설상가상'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도박업자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재 상원에서 탄핵재판을 받고 있는 필리핀의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63). 권좌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 그가 또 다른 구설수에 휘말려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올 4월 서방의 인질을 잡은 필리핀 내 이슬람 반군과의 협상 과정에서 인질석방금 중 800만달러(약 94억원)를 착복했다는 것.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에스트라다 대통령과 정부의 협상대표였던 로베르토 아벤타야가 인질석방금 2000만달러 중 40%와 10%씩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독일 비밀경찰이 이들과 반군 지도자 아부 사야프간의 전화통화 내용을 위성으로 잡은 결과 드러났다는 것.

에스트라다 대통령측은 당연히 발끈했다. 대통령궁은 11일 “그건 사실 무근”이라며 “슈피겔을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하겠다”고 별렀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10월 도박업자들로부터 2년간 110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았다는 30년 친구 루이스 싱손 일로코수르주지사의 폭로로 하원에 의해 탄핵소추돼 7일부터 상원에서 탄핵재판을 받고 있다. 인질 석방금 착복 얘기는 그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의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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