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로 가는길]원투원 마케팅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38분


원투원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객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양방향성 맞춤 생산 판매’ △주로 e메일을 통해 고객의 기호와 과거 물품 구매 성향에 따라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매 유도효과를 극대화하는 것.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중심부 산 마테오에 위치한 디지털 임팩트는 이러한 e메일을 통한 원투원 마케팅을 대행하는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휴렛패커드(HP), 포그도그 스포츠(스포츠용품), 와인닷컴, 이토이즈(eToys), 갭스, 타워레코드 등 30여개 고객사들을 대신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현재 한 달에 약 700만건의 e메일을 발송한다.

한국인 2세로 98년 3월 회사 설립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원투원 마케팅’ 벤처사업가로 떠오른 윌리엄 박(33) 사장. 그는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상품을 가장 적절한(구매 효과가 큰) 고객에게 소개한다’는 것이 업무목표”라며 “각 고객의 인적정보와 과거 구매 행위에서 보여준 성향정보를 종합해 ‘개인화한 e메일’을 발송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9월까지 2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두 부류로 나눠 와이닷컴이 판매하는 와인 8종의 각기 다른 크기 생산시기, 가격대의 와인에 대해 e메일 마케팅을 실시한 후 효과를 비교했다.

12만명에 대해서는 신상품 정보 등 와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발송했다. 8만명은 ‘원투원’ 기법에 따라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 등에 맞춰 과거에 구입한 붉은 포도주, 흰 포도주 등 와인종류와 가격대를 달리해 정보를 제공했다. “생일을 맞아 과거에 구입하셨던 A와인이나 맛이나 가격대가 비슷한 B, C 와인을 소개합니다” 등의 메시지도 곁들여졌다.

원투원 기법에 따라 e메일을 받은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와인닷컴 사이트 클릭률 25% △사이트 클릭후 구매로의 연결 10% △구매 총액 증가 5% △전달된 1통의 e메일당 회사 수익률 40% 등의 증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 낸시 허쉬 마케팅부장은 “각기 다른 품목을 판매하는 회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원투원 마케팅 기법을 개발중”이라며 “인터넷과 e메일이 경제행위의 중요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어 원투원 마케팅의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임팩트는 고객회사들을 대상으로 ‘원투원 마케팅’을 대행해 e메일 발송 건수별로 받는 일정액과 구매 상승에 따른 ‘업적 보너스’를 받는다.

이 회사의 수익은 지난해 3분기 190만 달러에서 올 1분기 847만 4000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순익 증가율도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에서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56%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허쉬는 또 “디지털 임팩트가 보내는 e메일은 고객이 e메일을 받겠다고 동의하고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광고 메일을 마구 전송하는 ‘스팸메일’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박 사장은 “디지털 임팩트가 보내는 원투원 마케팅에 의한 e메일 반응율은 평균 10∼12%로 ‘진화가 덜 된’ 통상적인 e메일 발송에 대한 반응율 평균 2%에 비해 5,6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미국 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웹마케팅 전문가 폴 손더레거는 “광고비를 지출하는 업체의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면서도 신상품 등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신속히 알 수 것도 e메일 등을 이용한 원투원 마케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원투원 등 e메일 마케팅이 이같은 장점이 있지만 메일을 받을 고객 리스트가 기존 메일 수신 리스트에 비해 적다는 것이 과제이자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자신의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자신의 정보를 활용해 메일을 보내도 좋다고 동의한 고객들(옵트 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 라인을 통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모양 등 정보도 제공되기는 하지만 온 라인 정보만으로 구매를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이 아직 제한되어 있는 것도 단점이다. 즉 책이나 음반 비디오 등은 온 라인 정보만으로 선택하지만 의류 등 ‘직접 매장에서 눈으로 보고 느끼는’ 상품들도 많기 때문이다. 원투원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러나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과 차별화된 마케팅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지면 무작위로 메일을 보내 마케팅을 펼치는 기법은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구자룡기자·김상훈KAIST테크노경영대학원교수>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