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정계복귀한 '발칸의 도살자' 밀로셰비치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0시 14분


세계가 손가락질하는 '발칸의 도살자'. 지난 10월5일 시민혁명으로 '13년 철권통치'에서 쫓겨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별명이다. 한마디로 하면 '인간백정'.

어느 사람이고 별명 한 두 개야 있으련만 '도살자'란 별명은 참으로 참혹하다. 그는 이미 코소보내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대량 학살한 혐의로 작년 유엔 유고 전범재판소에 피소됐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셰르비아 사회당(SPS) 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수에 재선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시민혁명을 쿠데타로 이름짓는가 하면 "전국에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며 코슈투니차가 이끄는 현 민주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독재자의 말로와 행태는 '철면피'라는 점에서 어쩌면 그리 닮았을까. 누구는 "권력의 생리는 그리 간단하지 않아"라며 '장기 독재집권'의 변을 말했다던가. 또 누구는 무고한 시민들을 수백명 학살하고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던가.

노추(老醜), 노추, 노추.... 정치인에게서 '고해성사' 듣기는 사막에서 숭늉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까.

최영록/ 동아닷컴기자 yr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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