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61초마다 범죄에 노출된다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42분


우리나라의 경우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가 평균 1분1초에 한 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5대 범죄 발생빈도는 98년 1분35초, 99년 1분22초에서 점점 잦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범죄발생 빈도 분석〓경찰청은 8월부터 전국 2912개 파출소에 범죄발생 즉시 24시간 안에 컴퓨터에 입력되는 ‘범죄분석예측시스템(compstat)’을 가동, 1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간 전국의 범죄발생 빈도를 분석해(범죄시계·그림참조)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살인이 평균 9시간4분, 강도 1시간36분, 강간 1시간17분, 절도 3분5초, 폭력 1분35초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96년 살인 12시간45분, 강도 2시간23분, 강간 1시간34분, 절도 7분30초, 폭력 2분42초 등과 비교해 살인은 3시간41분, 강도는 48분, 강간은 17분, 절도는 4분25초, 폭력은 1분7초씩 빨라진 것이다.

지난 10개월간 발생한 총 범죄 건수도 142만66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7만9634건)보다 3.4% 증가했다. 그러나 검거율은 88.5%로 지난해(95.4%)보다 6.9%포인트 감소했다.

▽범죄 취약시간〓범죄별 취약 시간대는 폭력은 오후 7∼12시인데 비해 강 절도의 경우 0시∼오전 4시와 가장이 출근한 직후인 오전 8시 전후 및 외식이 많은 주말 낮시간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과 강간은 특별한 취약시간대가 없이 24시간 골고루 발생했다.

경찰청 정경재(鄭京載)수사과장은 “특히 절도의 경우 기존에는 심야시간이 취약했으나 점점 주부가 혼자 있거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집을 비우는 낮시간대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또 최근 경기침체를 타고 강 절도 사건이 급증하고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선진국과 비교〓인구 10만명당 범죄발생 건수는 살인 1.7건, 강도 9.7건, 폭력 592.1건 등으로 미국(살인 7.4건, 강도 202.4건, 폭력 388.2건)이나 영국(살인 2.75건, 강도 128.51건, 폭력 17.4건)과 비교할 때 살인과 강도발생은 훨씬 적지만 폭력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지난해 범죄발생 빈도는 살인 31분, 강도 1분, 강간 6분, 절도 4초 등이었다.

한편 일본(살인 1.1건, 강도 2.17건, 폭력 15.3건)과 비교하면 3가지 범죄 모두 우리나라가 더 많이 발생했다.

정과장은 “범죄발생 통계는 나라마다 조금씩 기준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대체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살인 강도는 적은 대신 단순폭력은 많은 편”이라며 “외국의 경우 계획적인 폭력이 많지만 우리는 우발적인 폭력이 많다. 무엇보다 한국사람들의 ‘빨리빨리’문화가 폭력발생 빈도를 높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찰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앞으로 지역별 시간대별 범죄발생 빈도를 예컨대 ‘한 시민이 어느 도시의 밤거리를 걸어갈 때 범죄를 겪을 확률’ 등의 여러가지 모델을 만들어 범죄 위협을 수치화할 예정이다.

<허문명·최호원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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