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등원 전격선언 잘했나 못했나

  • 입력 2000년 11월 24일 18시 35분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4일 전격적으로 국회 등원을 선언하자 한나라당은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이총재의 선언을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도 이총재의 선언을 환영하며 국회 정상화에 따른 제반 준비로 부산했다.

▽당3역 및 총재단회의〓이날 오전 9시와 10시 잇따라 열린 당3역회의와 총재단회의는 이총재의 결단을 사실상 ‘추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검찰수뇌부 사퇴 등의 관철을 요구해 온 일부 강경파들은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이재오(李在五)사무부총장은 “민주당이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무조건 등원을 선언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언성을 높였다. 한 부총재도 “이런 식이면 민주당이 앞으로 우리에게 뭘 양보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근혜(朴槿惠), 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 일정상의 이유로 총재단회의에 불참했다.

▽의원총회 분위기〓비공개로 열린 오후 의총에서 이총재는 “내가 오늘 일을 저질렀다”고 운을 뗀 뒤 전격 등원결정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듯 “일부에서는 ‘여당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작금의 상황은 초유의 상황”이라고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총재가 발언을 마치자 정총무는 “오늘은 말을 아껴야 한다”며 서둘러 의총을 끝냈다. 대부분 의원들은 “아쉽기는 하지만 총재가 잘 결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움직임〓민주당은 이날 당4역회의와 원내대책회의 법안심사위원회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국회 준비에 착수했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나라당의 등원 결정을 환영했고, 서영훈(徐英勳)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