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권업계 "급격한 환율변동…달러유출 자극할까 우려"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4시 28분


환율급등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달러유출 움직임을 자극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21일 내놓은 원/달러 환율에 관한 보고서에서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정유사의 원유도입 결제등 수요증가에다 역외시장(싱가포르 NDF)의 투기적 달러매수가 가세된 점을 꼽았다.

대만 달러화가 최근 정치불안 및 금융시장 동요로 인해 지난 10월 이후 급락하며 로컬통화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우리 통화당국의 평가절하를 용인한 것도 환율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원화가치를 떨어뜨린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1150원이라는 주요 저항선을 돌파한 이상 주식시장에는 의외로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대우증권은 강조했다.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이 주가에 미치는 경로는 수출경쟁력 강화→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급격한 환율변동은 원화표시 자산에 대한 위험증가→원화자산 매도→달러 유출이라는 움직임을 자극할 확률이 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영원 연구원은 "다행히 아직 현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매동향은 매수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선물시장의 외국인 매도가 원화 자산의 가치 하락을 대비한 헤지용 매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선물 시장 모두 외국인의 매매동향에는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라"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도 급격한 원화의 평가절하는 외국인의 주식투자 비중이 30% 수준인 우리 증시에 새로운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기업들의 본국 송금 등 연말 외환시장의 가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더라도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증시이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준석<동아닷컴 기자>d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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