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찬호는 외화 벌고 M모 방송사는 낭비하면?

  • 입력 2000년 11월 8일 16시 24분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을 보이며 주가를 높히고 있는 박찬호는 대폭적인 연봉상승으로 북측에서 말하는 외화벌이에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국내의 M 모 방송사는 박찬호를 비롯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의 경기장면을 중계하기 위해 350억원을 외국에 쏟아부었다. 만일 북한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결코 자아비판에서 끝나지 않을 수준이다.(비유가 좀 심한가?)

상황이야 어찌됐든 간에 국내 여기저기서 대기업들이 팍팍 무너지고 제 2의 환란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3,200만달러라는 거액은 어떤 이유에서든 납득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금액적인 면에서는 지난번 계약금인 550만달러보다 무려 6배가 폭등했다.

한국보다 훨씬 큰 스포츠마케팅 시장이 조성된 일본에서조차 메이저리그의 중계권은 고작 1,200만달러에 불과하다.

공중파 3사가 가세하면서 중계권료가 폭등했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관계자들이 늘어놓고 있지만 일본처럼 NHK의 주도하에 협상을 해 가격을 낮추기 못하고 각개전투를 벌여 가격을 높힌 것은 잘한 일은 아니다.

그것도 중계권을 따낸 곳이 M모 방송국이라니…. M모 방송국이 국내 굴지의 방송국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M모 방송국이 지난 1년동안 스포츠에 할애한 열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생각해보면 3200만불이 얼마나 허망한 금액인가를 알 수 있다.

M모 방송국은 올 초 한국야구위원회에 13억원이라는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급하고 중계권을 따냈다. 하지만 정작 M모 방송국에서 국내 프로야구를 중계한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물론 당사자들은 내년시즌부터 스포츠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서 스포츠에 관련된 사업을 펼쳐나간다고는 하지만 그말을 곧이 들어야만 하나?

스포츠에 별 관심도 없던 방송사가 돈을 들였다고 스포츠 방송에 열성을 가진다면 얼마나 가질까? 필요이상으로 쏟아부은 돈도 돈이지만 돈을 죽어라고 들여놓고 방송도 시원치 않으면…. 만약의 경우, 박찬호가 이시간에 야구를 할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M모 방송국은 저녁 9시 뉴스시간에 박찬호가 야구를 한다면 야구를 중계할까, 아니면 뉴스를 내보낼까?

이래저래 내년도 M모 방송국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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