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민원현장/住公, 광주 화정지구 '재짱공사'

  • 입력 2000년 11월 2일 01시 58분


대한주택공사의 ‘화정지구 주거환경개선 사업지구’ 인근에 사는 김명곤씨(65·광주 서구 내방동)는 지난해 8월 시작된 주공측의 공사 방식에 최근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1만3000여평에 1200가구의 아파트를 신축하는 공사 현장에서 흔히 겪는 먼지와 소음 등에는 웬만큼 익숙해진 이 동네 주민 30여명이 주장하는 주공측의 문제점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기존 주택가 지반보다 7m 가량 높게 흙더미를 쌓아 결국 자신들의 집이 졸지에 ‘아랫동네’로 전락해 조망권 및 일조권을 침해당하는 것은 물론 집중호우때 물난리를 겪을 위험에 처했다는 것.

주민들은 또 주공측이 아파트 주진입로를 간선도로보다 3m 가량 높게 건설하고 종전 광주∼송정간 도로로 통하던 폭 3m인 마을안길을 아파트부지에 편입시켜 없애 버렸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같은 공사계획을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다가 아파트 건물공사가 시작된 올 4월 들어서야 알고 관련기관에 민원을 제기해 6월 16일 광주시 관계자의 중재로 주공 및 시공업체측과 지반차 축소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주공 등은 이후에도 눈가림식으로 넘기려 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주공측은 주택가와 인접한 기초지반에는 높이 3m(옹벽 1m 조경석2m)의 차이를 두었으나 20m 떨어진 아파트건물 지반부에 다시 4m의 흙을 쌓아 올리는 식으로 공사를 해 결국 7m의 편차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씨 등 주민들은 “그동안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진정서 제출 등 합리적 수단에 호소해왔으나 자세 변화가 없을 경우 강경투쟁이 불가피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주공측은 “지점별 고도차가 17m에 이르는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고 평탄지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반높이기 공사가 불가피했다”며 “진입로 표고를 1m로 줄이고 통행로를 확보하는 등 주민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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