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이금룡 인터넷기업협회장-"3단계 발전론"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6시 40분


"인터넷기업은 무한경쟁을 거쳐 1등만이 살아남으며 (임신론),제대로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경영적자 등 일정기간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고(인내론), 자리를 잡은 뒤에라도 계속 살아남기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야 한다(진화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금룡 회장(옥션 사장)은 최근 국내 닷컴기업들이 처한 환경과 생존조건을 임신론,인내론,진화론 등 3가지의 비유로 요약했다.

최근 닷컴위기론이 다소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코스닥시장이 거의 붕괴직전까지 가는 등 인터넷기업들은 아직 찬바람을 맞고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인터넷기업들의 속성상 경쟁을 피할 수 없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이것을 인터넷사업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인터넷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난자가 정자를 향해 돌진하지만 단 하나의 정자만이 수정에 성공하는 것처럼 수많은 인터넷기업들 가운데서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서는 기업은 한 두곳.

이 사장은 이 현상을 '인터넷 기업 임신론'으로 설명했다.최근 증권가에서 나도는 '대장주(大將株)'라는 말이 바로 수정에 성공한 기업이라는 것.

이 사장은 특히 "난자를 향해 달려가는 정자(기업)들의 경쟁마당이 글로벌해져 오프라인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져가는 것이 인터넷환경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인터넷기업협회 회장답게 봄부터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닷컴위기론에 대한 소방수역할을 자처해왔다.

새벽 낮 밤을 가리지 않고 강연회든 세미나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석해 닷컴위기론의 본질에 대해 해명해왔다.

이런 이 사장의 논리 가운데 하나가 '인내론'. 인터넷기업은 창업초기에는 마케팅비용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수 밖에 없으며 초기적자는 오히려 필연적 현상이라는 것.

이사장은 "인터넷기업이 시장진입에 성공하면 그 다음부터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돼 기하급수적인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단계로 접어든다"며 "그러나 그 시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일정기간 고통의 기간이 지나야하는데 투자자들이나 정부가 너무 빨리 이익을 내라고 채근한다"고 꼬집었다.

이사장은 또 옥션의 예를 들며 인터넷기업이 경영방식을 재빨리 변화시켜 나가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다는 '진화론'을 내세웠다.

전자상거래기업의 영업방식이 B2C,B2B로 발전해가고 이제는 CRM(고객관계관리) 경영기법이 도입되고 있는데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즐겨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올 봄부터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정밀분석해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제 때 제공해 최근 매출증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장은 최근 벤처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국내 금융인프라의 낙후성을 꼽았다.

이사장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M&A가 활성화되지 못해 기업들이 망하거나 대박을 터트리느냐는 극단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이사장은 "임신,인내,진화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인터넷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공통필수조건은 있다"며 " 인터넷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땅도 공장도 아닌 회원 즉 고객이며 이들을 사랑하고 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창조성,고객중시,스피드 경영을 반드시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현 <동아닷컴 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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