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쉬는 것도 투자다"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7시 36분


증시가 또다시 붕괴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주가가 연일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을 환자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요즘이다.

12일 증시에서 코스닥시장은 1.9포인트 하락하면서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거래소시장은 후장에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22.4포인트가 폭락하며 534.71로 장을 마쳤다.

지수 500선도 위협당하는 형국이다.

미국증시의 불안정한 등락, 국제 유가의 상승세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매수세력의 부재가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든든하게 받쳐줄 매수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최근 매수우위를 보이고는 있지만 매수의 응집력이 약하고 단기매매에 치중하고 있어 주가지수를 지지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수급을 개선시킬만한 특별한 재료가 출현하지 않는 한 약세를 벗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대표주라 불리는 삼성전자 주가도 16만원이 붕괴되는등 현재로서 투자심리도가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 유일하게 상승국면 도래를 점칠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지난 8월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러시는 한국증시를 주가지수 500선도 유지키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현대투신 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매도로 돌아선 이유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신 등 내부적인 요인을 비롯해, 미국시장 불안과 함께 전세계 주식시장에 대한 주식 보유축소 등 대외불안요인까지 겹치고 있다는 점에서 재매수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SK증권 분석가도 "외국인들이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을 감안해 한국증시에 대한 포지션 과다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에 의한 주가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기술적으로 거래소는 물론 코스닥시장도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등국면이 오늘장에서 보듯 3~4시간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에너지가 취약하다는 점을 유념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증시분석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수요를 불러올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못할 경우 주가지수의 하락세는 당분간 멈추기 힘들 것"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은 주가바닥이 확인될 때까지는 관망하는 것이 좋을것으로 보인다"고 권했다.

투자를 쉬지 못할 경우 일부종목의 단기 매매에 국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