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가 긴급좌담] 증시 반등 모멘텀은 없나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7시 15분


국내증시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막판 합성옵션과 연관된 프로그램매도물량이 1천억원 가량 출회되면서 종합주가지수(이하 주가지수)가 22.47포인트 하락한 534.71을 기록했다. 나흘만에 지수가 74.14포인트 빠지자 주식시장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외국인도 한국증시를 떠나려고 한다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는 형편이다.

<동아닷컴>은 현 증시하락의 원인과 반등의 모멘텀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이병익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오성식 리젠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그리고 이상돈 한가람투자자문 상무이사가 현장세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바닥권은 어디인가

이 본부장 : 현재시점에서 바닥권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미국증시의 조정국면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즉 국내증시를 외국인들이 좌우하고 외국인들의 매매형태는 미국증시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투자자 입장에서 현지수대가 낙폭이 크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과다보유한 종목을 추가매도할 수 있어 사정이 다르다. 추가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나스닥지수가 3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질 경우 500선도 무너질수 있다고 본다.

오 주식팀장 : 국내증시가 전체적으로 하향국면에 있기 때문에 500선이 지지선이라고 말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예상할 수 있지만 미국증시가 워낙 불확실해 이것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상무 : 500선이 무너진다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지수관련주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강도에 따라 바닥권이 다져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냉정히 판단해 보면 현지수대가 바닥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시장보다 훨씬 상황이 낫다. 외국인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추가하락폭은 적다고 본다.

△반등의 모멘텀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이 본부장 : 반도체가격 상승, 고유가하락, 미국경기 연착륙 등 외부변수가 우호적으로 변해야 국내증시도 반등할 것으로 본다. 국내 악재는 상당부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그렇지만 외부변수가 올해안에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국내증시가 하락추세를 멈추기는 힘들다고 본다.

오 주식팀장 : 무엇보다 미국증시의 안정에 달려 있다.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아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멈출 것이다. 미국증시는 우리 정부의 통제권밖이기 때문에 어떤 증시부양책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현정부가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을 보다 강도높게 추진하는 것이 그나마 하락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상무 : 역시 미국증시의 안정에 달려있다. 미국증시가 최근 조정을 보이는 것은 미국기업들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감의 반영이다. 반도체가격 상승과 경기연착륙으로 미국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돼야 국내증시도 반등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등할 것인가

이 본부장 : 삼성전자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다. 그동안 반도체 가격에 대해 대해 상이한 전망이 존재했는데 10월들어서도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해 정점을 지났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10월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PC판매가 예상외로 부진하다면 상당기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15만원대라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반등가능성이 적은 과다보유한 주식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계속해서 편입비중을 줄인다면 추가하락도 예상할 수 있다.

오 주식팀장 : 삼성전자는 국내주식이 아니라 글로벌 주식이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주식이 약세를 보인다면 현가격대에서 추가하락을 배제하기 힘들다. 외국인들이 매도하는데 가격하락을 누가 막아주겠는가.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은 예상할 수 있지만 추세전환은 힘들다고 본다.

이 상무 : 삼성전자에서 시세를 내기 힘들다. 반도체 가격이 갑작스럽게 반등하지 않는 한 당분간 하락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개인투자자들의 대응

이 본부장 : 현금비중을 늘리기 위해 과감한 손절매도 감수하는게 좋다. 적어도 올해안에 국내증시가 하락추세를 되돌려놓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현지수대에서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지만 오랜기간 조정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부 손실을 보고 팔더라도 현금을 갖고 있어야 반등시 좋은 주식을 살수 있다.

오 주식팀장 : 당분간 주식시장을 떠나라. 미국증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과대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이 수익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이 상무 : 외국인 비중이 적은 코스닥시장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정부가 경기침체를 단기에 마무리 짓기 위해서라도 벤처기업들을 집중 육성할 수밖에 없다. 올해초와 같은 폭발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수익성과 기술력을 겸비한 코스닥기업들은 앞으로 좋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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