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사운드의 파격, '라디오 헤드'의 신작 'Kid A'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2시 31분


국내에서 영국의 5인조 그룹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인기는 외국을 넘어선다. 영화 '시클로'의 주제곡으로 사용된 브릿팝곡 'Creep'(93)은 90년대 최대 히트 넘버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얻었다.

97년 'OK Computer'가 미국 MTV에서 '지구상 최고의 음악'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라디오 헤드가 3년만에 공개한 4집 `키드 에이(Kid A)'는 전작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다. 서정적이고 가슴을 적시는 사운드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연구중인 `최초의 복제 인간'을 일컫는 `Kid A'라는 앨범 타이틀이 말해주듯 첨단을 달리는 삭막한 시대 풍경을 이들은 몽롱한 사운드로 그려낸다. 테크노 같기도 하고 사이키델릭한 느낌도 들어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몽환적인 음이 교차되는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에 이어지는 'Kid A'는 보컬 톰 요크의 변조된 목소리가 여러 가지 효과음과 뒤섞여 현대사회의 복잡다단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Optimistic' 의 경우 복고적인 전자 기타 연주와 애절한 톰의 목소리가 호소력짙게 전달된다. 차분하면서도 우울한 분위기의 'How To Disappear Completely'는 예전의 라디오 헤드 음악이 느껴지는 노래다. 이밖에 재즈 연주가 가미된 `The National Anthem'를 비롯해 'Morning Bell' 등 총10곡을 수록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라디오 헤드는 싱글과 뮤직비디오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대중적인 인기를 거부했다. 눈이 쌓인 산들이 펼쳐져 있는 음반 재킷은 인기에 편승하기보다 새로운 사운드로 거듭나고자 하는 라디오 헤드의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 노래듣기

  - KID A
  - Optimi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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