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석현덕/바이오에너지 개발 정부 나서야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05분


최근 치솟는 유가로 세계경제가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석유가 나지 않는 우리는 그 충격이 훨씬 크다. 석유파동이 날 때마다 우리나라와 같은 비산유국에서는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때만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없었던 일이 되곤 한다.

대체에너지라고 하면 흔히 태양이나 풍력에너지를 연상하기 쉬운데 사실은 바이오 에너지도 이에 못지 않다. 바이오 에너지는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바이오자원으로 얻을 수 있다. 나무나 볏짚으로 에탄올과 같은 알코올 연료를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바이오 에너지원은 재생이 가능하고 탄소를 고정하며 에너지로 사용할 때 공해가 별로 없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시대의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다. 다만 자원의 종류가 다양해 이용기술이 까다롭고 자원이 산재해 있어 수집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바이오 에너지로 활용하기에는 아직까지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이미 에탄올 연료, 메탄가스, 바이오 디젤의 실용화는 물론이고 바이오 에너지원인 에너지작물을 재배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잡목과 옥수수대로 에탄올 연료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생산단가도 지난 10년간 갤런당 1.2달러로 낮추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기초연구를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의 경우도 바이오 에너지원이 산림, 도시, 산업 등에서 엄청나게 발생되고 있다. 이들을 최대한 이용한다면 약 400만TOE(석유환산t)의 대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데 이는 국내 총에너지 소비량의 2.3%에 해당하고 6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

앞으로 20년 후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하게 될 것이고 50년 후면 화석에너지는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에너지 개발사업은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개인이나 일반회사가 투자하기에는 벅차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기술개발부터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적극 투자해 하루 빨리 바이오 에너지를 상용화해야 할 것이다.

석현덕(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림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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