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현대차주식 해외매각설은 언론플레이(?) 였나

  • 입력 2000년 8월 22일 11시 02분


정주영씨가 22일 시장에 내놓은 현대자동차 지분 6.1%(1300만주)을 쟈딘 플레밍이 아닌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가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쟈딘플레밍 매각설의 진의에 대해 증권가 일부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대증권은 쟈딘플레밍 매각안이 사전 누출되면서 단기차익을 노린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선취매를 하는 바람에 정작 쟈딘플레밍은 주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현대가 1300만주에 달하는 주식을 시장에서 원활이 소화하기위해 쟈딘플레밍에 매각한다는 언론플레이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럴 경우 시장에서 현대의 신뢰는 다시 한번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1000만주이상이 시장에 유통물량으로 나온 현대차는 물량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어 향후 주가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22일 증권계에 따르면 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이 내놓은 1300만주의 현대차 주식 물량은 기관투자가들이 절반이상 매수했으며 개인투자자중 '큰손' 들도 상당규모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현대자동차는 주식의 위장 매각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고 계열분리를 투명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차 주식은 10시45분현재 현대증권에서 1,350만주등이 매도돼 현대증권에서 580만주, LG증권에서 169만주, 대신증권에서 160만주, 동원증권에서 120만주가 각각 매수체결됐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주당 15600원선에 쟈딘플레밍에 넘기기로 한 정보가 시장이 유포되면서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선취매 성격의 매수에 대거 나서 정작 외국계는 물량을 거의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현대차 주식을 매수한 대부분은 쟈딘플레밍 매각설에 자극받아 단기 차익을 노린 선취매성 매수세력으로 1300만주가 그냥 시장에 나왔으면 이렇게 빨리 소화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대가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 정리를 단숨에 해결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현대가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위해 '쟈딘플레밍에 매각'이라는 언론플레이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럴 경우 기관투자자로서는 '현대에 당했다'는 불신을 지울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 경영권 측면에서 자동차 주식을 매수하려는 주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현대차 주식을 매수한 기관들은 보유 물량에 부담이 커 현대차의 주가가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주가는 10시45분현재 전날보다 800원 떨어진 1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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