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세계지리학연합 첫 여성회장 앤 버티머

  • 입력 2000년 8월 17일 16시 40분


제29차 세계지리학대회가 세계지리학연합 주최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빌딩 3층 컨퍼런스룸에서 개막됐다. '다양성과 함께 하는 사회'를 주제로 한 이 회의는 2000여명의 지리학자가 참가한 가운데 18일까지 이어진다. 130년 역사를 가진 세계지리학연합에는 91개국 학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앤 버티머(61) 아일랜드 더블린대 교수가 여성으로는 처음 4년 임기의 회장에 선출됐다.

버티머 신임회장은 "세계 규모의 학술단체에서 여성이 회장으로 뽑히는 것은 대단히 드문 일로 매우 영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리학이 인간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는데 기여하도록 만드는 일과 단체간, 학자간 교류를 확대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7간 수녀생활을 했던 특이한 경력의 버티머 회장은 그동안 '인간과 환경이 조화된 지리학'을 주창해 왔다. 영국 글래스고우 대학 재직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사회적 공간'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사회적 공간이란 같은 지역에서도 사회집단이나 계층에 따라 사용하는 공간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

버티머는 미국 영국 스웨덴 캐나다 등에서도 교수생활을 해 '세계 지리학계의 마당발'로 통해왔다. 이번 대회의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은 유우익(柳佑益)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국내에도 지인이 많다.

버티머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동해의 명칭 표기에 관한 특별분과회의가 열린 것과 관련, "지명은 역사와 문화의 산물인만큼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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