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꺾일 줄 모르는 장씨 스타들의 '장풍'

  • 입력 2000년 8월 8일 18시 37분


‘장(張)씨’. 한국에서 장씨는 드문 성은 아니지만, 쉽게 찾을 수 있는 성씨도 아니다.

그러나 야구에서는 장씨 중에서 굵직굵직한 스타들이 배출되곤 했다.

광복 후 한국 야구 최초의 스타 플레이어로 꼽히는 왼손 투수 장태영이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안타 제조기’로 명성을 날린 장훈 등이 대표적.

사실, 굳이 그런 ‘먼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프로야구 출범 이후만 따져도 장씨 성의 스타 선수들은 많이 있다.

장훈이 일본 프로야구의 안타 제조기였다면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의 안타 제조기는 단연 삼성과 롯데에서 뛴 장효조.

83년 당시 삼미의 ‘너구리’ 장명부가 거둔 30승은 프로야구에서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아 있고, 13시즌 동안 109승을 올린 OB 투수 장호연의 절묘한 ‘두뇌 피칭’은 아직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다.

스타의 계보는 한화 장종훈으로 이어졌다. 92년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 시대를 개척한 장종훈은 자타가 인정하는 슈퍼스타.

요즘 프로야구에서도 장씨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해태의 톱타자 장성호. 7일까지 0.360의 타율로 수위 타자에 올라 있는 장성호는 현재 성적도 성적이지만, 96년 데뷔 이후 해가 갈수록 성적이 상승세여서 장종훈의 뒤를 이을 ‘장씨 스타’ 1순위로 꼽힌다.

올 시즌 LG 마운드의 중심축인 장문석도 빼놓을 수 없다. 6일까지 9승7패 3세이브를 거둔 장문석은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으나 여전히 LG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로 평가된다.

두산의 스위치히터 장원진도 팀에 기여하는 ‘영양가’ 면에서는 장문석에 뒤지지 않는다. 붙박이 2번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첨병을 자처하고 있다. 0.326의 타율로 김동주(0.331)에 이어 팀내 타격 2위. 타격 순위 9위에 랭크됐다.

한편 해태 김응용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장일현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요즘 강한 인상을 주며 ‘뜨고 있는’ 장씨 선수. 그러나 장일현의 성은 ‘張’이 아닌 ‘蔣’씨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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