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루한 장세...투자자 고민 깊어간다

  • 입력 2000년 8월 3일 13시 37분


향후 추세를 확신할 수 없는 지루한 조정장이 펼쳐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최근 거래소 시장은 지수 흐름이 전날 미국시장 동향 등 단기 재료로 하락하거나, 저가 매수로 기술적 반등을 반복하는 지루한 장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가에 산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여부를 놓고 뒤늦은 참가자들은 매수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의 매수를 기대하기 어렵고 외국인마저 이제 미국시장 동향에 따라 단기적인 매수와 매도를 거듭하는 만큼 현 장세가 쉽게 변화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같은 장세를 반영해 2일에는 상한가 43개중 대부분이 관리대상 종목이고 이같은 추세는 3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거래량은 늘어나는 듯 하지만 일일 주당 평균 거래대금은 연중 최저치 수준이다.

이처럼 상한가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초저가주와 일부 우선주에 매기가 집중되면서 시장 방향이 재료나 수급논리로 한 종목의 연속 상승을 이끌기 힘든 상황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덩달아 투자자들도 펀드멘탈의 변화나 잠재적 성장성, 수급논리보다 가격이 바닥권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지해 주변주, 초저가주에 맴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이다.

동부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낙폭과대 소외주들이 부각되는 이면에 이들 종목의 시세전개로 종합지수의 추세전환이 가능하거나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낙폭과대 장기소외주로 시장의 중심이 옮겨져 절대적 가격논리가 적용되는 시장이 매우 혼란스럽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저평가의 메리트가 부각되는 시장일수록 `시장의 질'은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며 "최소한 외환위기이후 펀드멘탈의 문제로 주가가 내린 종목들이 연속적인 시세를 내 주가의 추세 상승을 이끌어낸 경험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추세에 대해 확신이 없고 단기적인 대응만이 유효하다는 흐름속에서 투자자들은 더욱 치열한 `눈치보기' 전략을 구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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