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신화따라 우주여행'…옛날 옛적엔 해님이 두개?

  • 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33분


◇'신화따라 우주 여행' 이경덕 글, 이상권 그림/아이세움

아주 오랜 옛날, 대만에는 태양이 두 개였답니다. 여름엔 태양이 하나만 있어도 더운데 두 개씩이나 있으니. 하루는 족장이 이렇게 말했어요.

“더워서 이대로는 살 수가 없어. 태양 하나는 없애야만 해.”

사람들은 태양을 없앨 용사를 뽑기로 했어요. 그래서 족장과 10명의 젊은이가 태양을 없애기 위해 길을 떠났어요. 태양에 가까이 가려고 걷고 또 걸었어요.

1년, 2년이 지나고 젊은이들은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었어요. 하는 수 없이 족장은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족장의 아들이 나섰어요. 아들은 갓난 아기를 업고 길을 떠났어요. 혹시 자신이 늙어버리면 이 아기들이 청년이 되어 태양을 없애주길 바랬던 거예요.

마침내 태양과 가까운 산 꼭대기에 도달했어요. 다음날 새벽,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르자 이들은 태양을 향해 일제히 화살을 쏘아댔어요. 무수한 화살이 태양에 박혔고 끝내 태양 하나가 산산이 부서졌어요.

“드디어 해냈다!”

그런데, 저 멀리 부서진 태양 조각들이 별이 되어 나타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만의 한 신화는 별이 이렇게 생겨났다고 전한다. 핀란드 신화에 따르면 우주는 작은 알에서 만들어졌다. 아프리카에선 한 소녀가 별을 만들었고 북아메리카에선 하늘로 던져 올려진 곰이 큰곰자리 별이 되었다고 한다. 각 민족마다 해와 달 별에 관한 신화는 모두 다르다. 다르기에 흥미롭다.

이 책은 여러 민족에 전해 내려오는 해 달 별 등에 관한 신화 17편을 소개한다. 신화 소개에 그치지 않고 신화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해 달 별에 관한 과학얘기로 넘어간다. 태양은 몇 살인가, 북두칠성은 어떻게 생겼을까, 별의 색깔과 온도는 어떤 관계일까 등등.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신화와 과학을 연결시켜 한자리에 펼쳐보인다.

신화는 상상력의 보물창고, 과학적 상상력의 뿌리다. 시간 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알기 쉬운 과학이야기가 아이들의 우주상식을 키워준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193쪽, 70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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