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주가하락 멈춰…반등의 전제조건은?

  • 입력 2000년 7월 25일 16시 27분


최근 6일간 거래에서 100포인트 이상 폭락했던 주식시장이 25일에는 '거래소-약보합,코스닥-보합'으로 장을 마감,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아내는 데 일단 성공했다.

장초반 약세로 출발했던 종합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장중 수차례에 걸쳐 반등을 시도, 투자심리가 점차 안정돼 가고 있음을 반영했다. 특히 지수 관련 대형주에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되며 낙폭을 크게 줄여 좋은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낙폭과대로 인해 주가상으로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조정 기간은 좀 더 거쳐야 한다는 시각이 강하다.

특히 반등을 위해서는 증시 수급이 개선되는 가운데 은행-증권주가 지수를 선도하고, 외국인의 선물시장에서의 투자 포지션이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보는 반등의 전제조건들.

◆은행·증권주가 끌어야 한다=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국내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대형 호재가 은행주에 반영되지 않은 점에서 은행주의 랠리가 반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특히 7월 중 기대됐던 유동성 장세가 무위로 그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기대심리는 더욱 높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에는 은행주들이 적잖은 강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대단히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국민 주택 신한은행 등이 앞에서 선도하며 한빛 조흥 외환은행 등 이른바 '저가 은행주 3인방'과 선도주 바통을 교체하는 모습을 보인데 대해 다시 한번 은행주에 의한 유동성 장세 기대심리가 고조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와함께 전날 삼성투신과의 합병설로 하한가까지 밀린 삼성증권과 그룹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던 현대증권주가 폭락세에서 벗어난 것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단타에 치중하는 개인투자자의 속성상 은행주와 증권주의 반등이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 지는 유보적이다.

◆외국인 선물 순매수 포지션=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날 9월물 선물거래에서 1,348계약 순매수를 기록하며, 시장 분위기를 호전시켰다. 특히 환매수가 3,039계약인데 비해, 전매도는 652계약에 불과,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이날 이전에 처분했던 선물을 대거 되사들이는 포지션을 취한 것은 외국인들이 선물지수(25일 종가 95.20)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로는 헷지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이날 거래에서도 신규매수는 2,761계약에 그친 반면 신규매도는 4,442계약에 달하고 있다. 아직 정리하지 않은 매수 보유분이 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세 전환=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가 매수세로 전환돼야 한다.증시의 대표격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는 일반 투자자들의 심리도 위축시키는데다, 특히 기관의신규 매수력이 현저히 약화된 상황이어서 지수를 끌어내릴 공산이 크다.따라서 외국인이 삼성전자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지수 반등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추가하락의 가능성마저 크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1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온 31만대 초반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매도에 나서 향후 지수가 반등을 하더라도 제한적인 반등에 그치거나 기간 조정이 더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프로그램 매수 유지=기관의 프로그램에 의한 매수규모는 이날 157억7,000여만원을 기록,지난 21일을 제외하고는 거래일 기준으로 6일 연속 프로그램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는 기관들이 장세전망을 낙관했다기 보다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미끄러지면서 선물지수의 낙폭이 현물지수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점을 이용, 매수가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를 유지, 선물지수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전자 한국통신 등을 집중매수하고 있어 지수반등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날 현물지수와 선물지수 간 시장베이시스는 1.57포인트로 확대됨으로써 당분간 활발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점쳐진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