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급락때 실적주 저점매수해 볼만

  • 입력 2000년 7월 19일 17시 44분


종합주가지수가 조정국면 초기에 너무 큰 폭으로 빠져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주가가 빠지면서 그동안 잠복했던 악재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매수 주체 역할을 하던 외국인들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향후 매도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고 주가가 단기에 너무 하락한 측면이 있어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더 빠지면 실적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악재 요인들 부각

19일 증시에서는 악재 요인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면 주가가 예상밖으로 급락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필리핀등 동남아의 금융 위기가 아시아시장 전체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동남아의 정치 불안이 우리나라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97년의 동남아발 외환 위기를 경험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혹시나'하는 우려에 한국에서도 거래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투신권이나 증시로 자금 유입이 지연돼 증시의 수급 악화가 전혀 개선되지않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 M&A 관련주를 부추기던 주식형 사모펀드가 실질적인 적대적 M&A를 가로막는 방향으로 상품이 설계되면서 시장에서는 이펀드에 돈이 몰릴지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하는 분위기이다. 회사채 소화를 위한 채권펀드의 조성이 지지부진하고 비과세 펀드도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형편이어서 투신권으로의 자금 유입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의 주가 수준에 대해 해외에서 다시 논란이 일면서 지수관련 핵심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휘청거리는 것도 악재요인이다.

850벽 돌파를 서너차례나 시도하다 실패해 시장의 체력이 허약해진 상황에서 이같은 악재 요인들이 불거지면서 증시는 갑자기 수렁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19일 거래량이 1억7560만주, 거래대금은 1조7,000억원대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가 위축됐다.

◆외국인 매매동향 따라잡기

증시가 19일 급랭한데는 외국인들의 동향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에서 690억원, 코스닥에서 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선물시장에서도 3,129계약을 순매도했다. 조정장세의 초입단계에서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서자 지수가 뚝 떨어진 것이다.

외국인들의 이날 거래소시장 순매도 규모는 사실 큰 게 아니었지만 투신등이 힘을 비축하지 못한 시장 구조여서 충격은 의외로 컸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섬머 랠리를 이끌 것이라는 희망은 일단 꺽였지만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로 돌아서 증시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지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부장은 "한국증시에서 외국인들이 그동안 매수 규모를 예상밖으로 확대해 추가 매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매도규모를 대폭 확대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77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삼성증권 유욱재 애널리스트는 "동남아시장의 금융시장 위기 확산 정도에 외국인들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일 필요는 없지만 외국인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빠지면 실적주 중심의 저점매수

종합주가지수가 18일 20일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19일에는 한때 780대까지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였지만 추가 하락을 염려하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한화증권 박시진 시황정보팀장은 실적우량주등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일어나는 것은 시장의 질이 좋아지는 징조라며 지수는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도 최근 3일동안 주가지수가 50포인트 가까이 빠져 기술적 반등도 기대해볼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지수가 더 빠질 경우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는 충고이다.

지수가 반등을 하면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더 떨어질 경우 반기실적의 발표를 전후로 한 실적 중심의 차별화장세를 염두에 두고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발표된 종목들을 저점 매수하라는 것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부장은 반도체주의 경우 해외에서의 논란에도 불구, 아직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크므로 삼성전자주가가 어느정도 빠지면 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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