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승리수당 쏠쏠"… 구단별 메리트시스템 성행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9분


‘성적을 올리는 데는 역시 당근이 최고.’

국내 프로야구에는 이른바 ‘메리트 시스템’라는 것이 있다. 각 구단이 성적에 따라 선수단에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 실력과 팀 기여도가 이미 연봉에 반영되는 프로에서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제도이긴 하지만 구단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선수들에게 별도 보너스를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3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 선수들은 최근의 연승 행진으로 총 2억원 가까이의 ‘가욋돈’을 벌어들였다. 지난달 25일 심판폭행사건 이후부터 구단이 사기진작을 위해 연승할 경우 1승에 1000만원씩의 승리수당을 내걸었다. 이 경우 드림리그 상위팀인 현대나 두산전에서 이기면 2000만원으로 껑충 뛴다. 삼성의 연승 행진이 ‘정신무장’ 때문이냐, 아니면 ‘돈’ 때문이냐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현대도 프로야구의 ‘큰손’으로 통한다. 드림리그에서 월간 승률 1위를 하면 1억원을 주기로 했다. 현대는 4, 5월 연속 1위를 했고, 선수들은 2억원을 챙겼다. 매월 수훈선수에게 주는 상금은 별도.

롯데 역시 지난달부터 월별 승률이 매직리그 1위를 할 경우 4000만원의 보너스를 약속했고 6월 승률 1위에 올라 보너스를 받았다. 하지만 롯데는 다른 구단의 ‘눈치’를 보느라 뒤늦게 메리트 시스템을 도입한 경우.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성적이 좋으면 연봉을 더 줘야지 시즌 중에 보너스를 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일부 구단이 물을 흐리기 시작했다”는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한화는 승률 5할을 기준으로 했다. 월별 승률이 5할 이상일 경우 1승에 500만원씩의 격려금을 주기로 했고 지난달 13승11패로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승률 5할이 넘어 ‘당근’을 손에 넣었다.

반면 보너스를 주고 싶어도 못주는 팀도 있다. 지난달 6일부터 SK는 승률 4할에 1억원, 1승에 500만원씩의 ‘파격적인’ 승리 보너스와 2연승 500만원, 3연승 1000만원 등의 추가 연승 보너스를 약속했다. 그러나 2할대 승률에 맴도는 팀 성적을 생각하면 승률 보너스는 선수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지난달 6일 이후 2연승 한번에 7승을 올려 4000만원을 받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인 셈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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