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통합 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11분


“농협은 그동안 농업인 보다는 중앙회 임직원을 위해 일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으로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농업인과 조합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1일 출범한 통합 농업협동조합 중앙회의 정대근(鄭大根·56)회장은 첫마디부터 ‘조합원 지상주의’를 강조했다. 고졸(부산공고) 학력인 정회장은 75년부터 98년까지 무려 여덟 차례나 일선조합장을 역임하는 등 줄곧 일선에서 일해왔다.

정회장은 자신의 첫 과제로 ‘마무리 작업’을 들었다. 법적으로 통합됐지만 기구개편과 재정 정상화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 81년 분리되었다 19년만에 다시 통합된 조합원들간의 ‘화학적 결합’도 관심사다.

정회장은 “불요불급한 고정자산을 과감히 매각해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전주지역 연수원을 매각했고 서울 양재동에 보유중인 21층 짜리 사무빌딩도 외국회사와 매각절충을 벌이고 있다.

축협에 대해서는 명예퇴직을 권유해 지난달 말까지 933명의 신청을 받는 등 발빠르게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정회장은 “축협은 주식형 투자와 대우채 등으로 경영손실이 5천억원 이상 발생해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가장 많다”고 지적했다.

정회장은 “앞으로 농협은 농업 축산 신용 등 3개 부문의 대표이사 체제로 책임경영을 하게된다”면서 “이를 통해 사업을 체계화 전문화해 세계 일류 협동조합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년 임기의 정회장은 ‘임기가 끝날 때 무엇으로 평가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무엇보다 모든 회원조합을 (재정적으로) 자립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 “쌀 생산의 주요자재인 비료의 무상지원을 추진하겠다”면서 “임기가 끝날 때는 적어도 50%, 많게는 100%까지 농민들에게 비료를 무상 지원하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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