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신은 매도…외국인은 반도체중심 매수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33분


증권주와 은행주의 반등이 종합주가지수 하락세를 멈추게 했다. 일각에선 지난달 31일 이후 폭등장을 이끌었던 주도주가 재차 수면위로 부상한데 대해 ‘각별한’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그러나 투신권이 3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어 지수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주가 반등의 기폭제〓증권주가 장마감 1시간 전부터 갑자기 ‘튀어오르면서’ 주가상승폭이 확대됐다. 미국 증시의 상승과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수주문에 힘입어 오름추세를 이어가다가 LG투자증권 등 증권주에서 시세분출이 일어난 것. 은행주도 덩달아 상승대열에 가세,10%의 이상의 급등을 이끌어냈다.

미래에셋 이병익운용본부장은 “10조원 규모의 채권형펀드에 은행이 상당부분을 출자,부실을 떠안아야할 상황에서 금융주가 반등한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털어놨다.

SK증권 박용선투자전략팀장은 “거래단위가 큰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주에 대거 매수주문을 내면서 상한가 종목이 속출했다”고 설명했다.

▽투신은 여전히 헷갈리는 매매〓투신사들이 20일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 이틀간의 순매수에 별다른 의미를 둘 필요가 없음이 입증됐다는 시각이다. SK증권 박팀장은 “투신사들의 자금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최근 펀드매니저의 자리이동이 잦으면서 장세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 같다”며 종잡을 수 없는 매매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이틀 연속 순매수,관망을 끝내고 순매수를 재개한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 1111억원,현대전자 80억원어치를 순매수, 반도체 중심으로 매수강도를 높이는 과거의 매매패턴으로 복귀하는 모습이었다.

미래에셋 이병익운용본부장은 그러나 “외국인의 매매 역시 미국증시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짙다”며 매수규모 확대는 미국증시의 등락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혼조장세 지속될듯〓750선에서의 지지를 확인한게 아니냐는게 이날 장의 전반적인 분위기. 지난달말의 폭등장을 기억하는 일반투자자들이 선조정을 거친 은행 증권주에 몰려든 것도 이런 분위기(바닥 확인)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시장 안정의지와 남북정상회담 이후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지면서 투자심리도 차츰 호전되고 있다.

그렇지만 800선에 가까워질수록 환매가 속출하고,투신사 펀드공개에 따른 시장충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낙관하기 힘들다는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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