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외국인주식순매수로 환율 1,117원 급락

  • 입력 2000년 6월 5일 17시 01분


외국인이 나흘간 1조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하자 달러화가 1,117원까지 급락했다.

5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지난주 종가보다 20전 낮은 1,125원에 개장한뒤 주가급등 및 외국인주식순매수 행진에 따라 일방적인 하락세로 돌입, 1,117.30까지 급락한뒤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2,315억원, 코스닥에서 115억원 등 2,430억원의 주식순매수를 보였다.

이처럼 대규모의 외국인주식순매수행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5월29일 장중 625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보는 등 주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자 제2금융권 및 중견기업 자금난 등 금융불안감이 수면 밑으로 잠복했다. 또한 그동안 달러매집에 나서며 환율급등을 이끌었던 역외세력들로부터 손절매도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환율추가하락 심리가 팽배해지며 저가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그동안 환율급등을 유도했던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해외투자은행들이 환차손을 견디지 못하고 손절매도에 나섰다"면서 "대기매물부담이 있는 가운데 주가하락반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기 때문에 숏플레이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지난번 1,140원대에서 IMF이후 처음으로 매도구두개입에 나섰던 외환당국은 이날 3차례에 걸쳐 매수구두개입을 단행하고 4억달러이상 물량을 흡수했지만 약세로 굳어진 시장분위기를 되돌리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단순한 달러매수개입뿐 아니라 공기업의 외화부채 헤지수요와 대우DA관련 은행권의 매도포지션 커버수요 및 자산관리공사의 Buyout관련 추가수요가 남아있기 때문에 환율이 추가 급락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장은 불안심리가 소멸된 가운데 주가상승에 따라 환율급락세가 야기되고 있지만 제반상황이 크게 호전된 것은 없다"면서 "불안감이 재부상하지 않는한 급등세가 재연되기는 어렵겠지만 1,110원 밑으로 추가급락도 쉽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은행 딜러는 "환율이 일방적인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크게 본다면 1,110∼1,140원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7일 기준율은 1,119.50으로 고시, 5월18일이후 다시 1,110원대로 내려섰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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