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한-유고 친선/강호 유고팀과 대등한 경기…무승부

  • 입력 2000년 5월 29일 0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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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골리앗’을 잡는 ‘다윗’이 될 수 있을까.”

아시아에서는 ‘용’을 자처하는 한국축구. 그러나 세계무대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올림픽 8강과 월드컵 16강이라는 숙원을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체격과 개인기, 경험에서 앞서는 세계축구의 강호들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요건은 무엇일까.

28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고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 1차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23세 이하의 ‘젊은 피’를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1위인 강호 유고를 상대로 세계 정상권 진입의 가능성을 점쳤다.

한국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로축구 등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세계적 스타플레이어가 주축인 유고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세밀한 부분에서의 전력보강을 이루면 올림픽 8강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신문선 MBC 해설위원은 “체격과 개인기가 앞서는 상대 공격에 쉽게 기회를 허용하는 수비진의 문제점이 다소 드러났지만 시종 미드필드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해 경기의 흐름을 잡았고 플레이메이커 고종수와 최전방 공격수 설기현, 이천수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김학범 성남 일화 코치는 “수비의 커버플레이가 제대로 안된데다 많은 코너킥 찬스에서 제대로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등 세트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축구전문가인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신동성박사는 “상대 공격의 빠른 방향 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수비진에 문제점이 있었고 공격에서는 찬스를 확실하게 골로 연결시켜주는 대형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아쉬웠지만 앞으로 강팀과의 실전경기를 통해 문제점들을 보완하면 올림픽 8강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 3분 설기현의 헤딩슛을 신호로 5분과 24분 이영표와 설기현이 연이어 슈팅을 날렸고 40분에는 설기현이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볼키핑 미스로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유고는 이탈리아 피오렌티나 소속의 골잡이 미야토비치를 주축으로 날카로운 대각선 패스와 기습 역공으로 한국 골문을 노렸으나 골을 넣지 못했다.

후반 들어 밀로셰비치와 케즈만 등을 교체 투입해 전열을 재정비한 유고는 체력이 떨어진 한국을 몰아붙이며 11분 사벨리치가 1m87의 장신을 이용해 날린 고공 헤딩슛을 골문에 서 있던 이영표가 운 좋게 차냈고 후반 26분에도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볼을 이영표가 헤딩으로 간신히 걷어내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30일 오후 7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유고와 친선경기 2차전을 갖는다.

▽허정무 한국팀 감독〓어린 선수들이 상대의 신경질적인 플레이에 말려들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쳐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그러나 찬스에서의 결정력과 세트플레이때 수비 전열은 가다듬어야할 부분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겠다. 후반 선수를 잇따라 교체한 것은 30일 2차전을 대비해서이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 여부를 봐가며 최상의 엔트리를 구성,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

▽부야딘 보스코프 유고팀 감독〓한국이 질서정연한 축구를 했다. 매우 공격적이었다. 우리는 경기 내내 두세차례의 골찬스가 있었다. 그러나 행운이 따르지 않아 찬스를 모두 놓쳐 아쉬웠다. 한국축구의 테크닉이 많이 향상된 것을 느꼈다. 더불어 한국 축구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한 한판이었다. 한국과 유고가 선수 교류를 통해 서로의 축구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권순일·김상호·배극인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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