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주가폭락에 달러화 1130원대로 급등

  • 입력 2000년 5월 22일 17시 29분


주가폭락에 역외매수세가 재개되자 달러화가 급등세를 보이며 1,130원대로 올라섰다.

22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9일 종가보다 20전 낮은 1,122.50에 개장한뒤 지난주말 후장의 반락세가 이어지며 9시38분 1,120.7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주가폭락세속에 외국인이 주식순매도로 돌아서고 역외매수세가 재유입되자 반등세로 돌아선뒤 숏플레이들의 손절매수세가 촉발되자 1,126원으로 상승폭을 넓히며 오전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자 오후장 개장초인 1시33분 1,129원으로 급등했던 달러화는 재경부가 '매도'구두개입에 나서면서 1,125.00으로 반락했으나 매수우위 수급상황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추격매수세와 손절매수세가 결합되자 1,131.00까지 급등한뒤 1,130.60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가가 전일종가보다 낮게 시작한 것은 올해들어 처음있는 일이며, 재경부가 원화절하(환율상승)을 막기 위해 매도성 구두개입을 단행한 것도 IMF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딜러들은 급등세를 잠시 진정시켰던 구두개입이 오히려 시장불안감을 부상시키는 쪽으로 역작용한 면이 있다면서 실제 물량이 공급되기 전까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얼마나 시장이 불안하길래 '매도'구두개입까지 나왔겠느냐는 쪽으로 시장분위기가 잡혀갔으며 역외매수세와 업체결제수요가 지속유입되자 실제 물량공급이 확인되기 전까지 내친김에 가보자는 심리마저 확산됐다"면서 "1,120원까지 매수개입에 나서던 당국이 1,130원에서 매도개입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기 때문에 추격매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은행 딜러는 "주식시장만 붕괴되지 않았더라면 외환당국은 오히려 환율상승세에 박수를 보냈을 것"이라면서 "주가폭락·금리상승·환율폭등 등 가격지표 3박자가 총결집된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단순히 말로 때우려했던 것일뿐 실제 한국은행을 통한 매도개입이나 우회적인 물량공급에 나설 계획을 세워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딜러들은 극한까지 치닫는 경향을 보이는 외환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구두개입도 무력화된 이상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며,절대적인 레벨로 인식되는 선(1,150원선)에 도달하거나 인위적인 물량공급이 있기 전까지는 강세기조가 둔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 딜러는 "1,120원대로 올라선지 하루만에 1,130원대도 점령한 기세로 볼때 최소한 급등세가 한두번은 더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까지의 환율상승세는 주식시장 불안에 기인된 면이 많지만 만일 환율상승세가 주가폭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한다면 문제가 보통 심각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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