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초파일(初八日)

  • 입력 2000년 5월 10일 10시 09분


初八日은 釋迦牟尼(석가모니)가 탄생한 날이다. 釋誕日(석탄일) 佛誕節(불탄절)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도 한다. 그의 탄생 연도에 대해서는 이설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4월 8일로 정하여 기리고 있다. 佛門(불문) 최대의 경축일이다.

자연히 전국의 사찰에서는 갖가지 성대한 의식을 거행한다.

灌佛(관불)은 아기 부처님 像(상)에 물을 붓는 것으로 그의 탄생 때 용왕이 향수로 그를 목욕시켰다는 데서 유래한다. 또 燃燈(연등)놀이는 그의 탄생을 축하하여 燈供養(등공양)을 하던 풍습에서 나온 것이다. 곧 佛前(불전)에 등을 밝힘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바르게 하여 大慈大悲(대자대비)한 부처에 歸依(귀의)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放生(방생)은 이미 잡은 물고기 새 짐승 등을 사서 산이나 못에 놓아 살려주는 것을 말한다. 殺生(살생)을 금하는 교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의미가 있다.

주목할 것은 연꽃의 상징성이다. 비록 더러움 속(俗世)에서 피지만 때묻지 않은 淸淨(청정)함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부처님의 마음이자 모든 衆生(중생)이 지향해야 할 바이기도 하다.

그래서 극락세계를 연꽃에 비유하여 蓮邦(연방)이라 한다든지 阿彌陀佛(아미타불)의 淨土(정토)에 往生(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두고 蓮胎(연태)라고 표현하며 부처님의 臺座(대좌)를 연꽃으로 조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이다.

혼탁한 세상, 우리 모두 그 의미를 되새긴다면 彼岸(피안)이 따로 있을까.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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