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상승세 지속여부 확인해야-8일 나스닥은 급락

  • 입력 2000년 5월 9일 08시 53분


8일 국내 증시는 수급 불안등 악재 요인이 많은 가운데서도 지난 주말 미 증시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대형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20일 이동평균선이 상향 돌파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미 증시의 긍정적인 파급 효과에 안도감을 보이면서도 아직 국내 증시의 기반이 불안한 점을 못 미더워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미 증시의 변동성에 따라 언제든 매매패턴이 바뀔수 있어 주도 종목군이 형성되고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기반이 단단해지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나스닥시장은 8일(현지시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따라 국내 증시도 방향성을 잡기위해서는 2∼3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유망 업종에 대해 미국에서는 정보통신등 성장주와 함께 바이오 관련주등이 부각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IMT-2000 관련 종목의 주도군 부각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의 호조가 외국인 매수세를 촉발

8일 국내 증시는 지난주말 미 증시의 강세 영향이 그대로 전달됐다. 외국인투자자들이 1920억원규모나 순매수하며 강세장을 이끌어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보다 18.95포인트 오른 770.24로 마감됐다. 코스닥도 투자심리가 호전되며 일반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는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매도 우위를 보여 종가는 173.46으로 지난 주말보다 4.1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 확대는 미국의 4월중 실업률이 30년만에 최저인 3.9%를 기록, 오는16일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 발표당일 미 나스닥 주가가 96포인트나 급등한데 큰 영향을 받았다. 미 증시가 0.5%포인트정도의 금리 인상은 흡수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국내 증시에도 반영된 것이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42만주 산 것을 비롯해 현대전자, SK텔레콤, LG정보통신등 대형 정보통신 관련주를 대거 매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때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100만주를 매입한다는 소문이 객장에 퍼지기도 했다.

◆8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

지난 주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나스닥지수가 지난밤 장에서는 차익 매물이 크게 나오면서 전날보다 147.44포인트(-3.86%) 떨어진 3669.38포인트로 마감됐다.

다우존스 지수는 25.77포인트(0.24%) 상승한 10603.63포인트를 기록했고 S&P500 지수는 8.46포인트(-0.59%) 떨어진 1424.17포인트로 끝났다.

이날 미국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시스템즈를 비롯해 인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오라클, 휴렛패커드등 지난주말 상승세를 주도했던 첨단기술주들과 반도체, 생명공학 관련주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그동안 낙폭이 JP모건등 금융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미 증시가 아직도 오는16일로 예정된 FRB의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음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같은 큰 폭의 변동성은 금리 결정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11일과 12일 각각 발표될 미국의 4월중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 결과에 따라 미 증시는 다시 한번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시가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국내 증시도 안정세를 장담하기가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여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동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도 최근에는 단기 투자로 바뀌어 투자 업종이나 종목등이 미 증시의 전날 투자 양상을 그대로 따르는 상황이어서 증시의 변동성은 그만큼 커졌다.

◆780∼800포인트가 저항선이 될 전망

8일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인 769포인트를 웃돌며 마감해 증시에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줬다.

SK증권 강현철 대리는 "이날 장 후반 경계성 매물과 차익 매물이 대거 쏟아져나왔음에도 20일 평균이동선을 돌파하며 장이 끝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9일 증시에서 770선이 지켜지면 추가 상승을 노려볼 만 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상승세가 특별한 주도군이 형성되지 않은채 전 업종에 걸쳐 상승한 것은 주가 상승을 이끌 주도군이 없다는 의미로 추가 상승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급 불균형, 주도주 부재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게 현실.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신규 자금 유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투신권은 지수가 800선가까이 올라가면 다시 한번 매물을 대거 내놓을 태세이다.

외국인도 미국 달러화가 강세 움직임을 보이자 엔화 약세에 따른 한국의 무역수지 불안 가중 우려등으로 추가 매수는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부장은 " 외국인들은 최근 현대투신의 부실 해소에서 비롯된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주가의 낙폭이 커지면서 대규모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공격적인 '사자'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760∼800선에서 시간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MT(차세대이동전화)-2000관련주가 테마주될 가능성 높아

외국인들은 8일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등 대형 정보통신 관련주를 많이 샀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와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보통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지난주 ITU(국제통신연합) 총회의 시작을 계기로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오는6월부터 IMT-2000 사업자 선정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하반기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관련 종목들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IMT-2000과 관련해서는 유럽에서 영국과 핀란드가 사업자 선정작업에 들어갔고 중국의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방한중이라는등 주변 재료도 많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미국 증시의 안정, 20일 이동평균선의 하락지지선 구축등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탄다면 IMT-2000 관련 종목이 강력한 주도군으로 부각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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