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러브버그 확산에 MS도 한몫"

  • 입력 2000년 5월 7일 20시 52분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러브 버그’가 전세계를 강타하는 위세를 발휘한 데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이 한몫을 했으며 이에 따라 MS가 보안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컴퓨터 업계 전문가들은 MS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약 85%를 장악하고 있어 MS의 E메일 프로그램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통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에 침투한 뒤 E메일 주소록을 스스로 검색해 수백, 수천통의 E메일을 송고하는 러브 버그가 시장점유율이 높은 아웃룩 익스프레스의 프로그램과 결합돼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다는 것.

지난해 전세계 컴퓨터망을 강타했던 멜리사 바이러스도 러브 버그처럼 아웃룩 익스프레스 사용자의 E메일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웃룩 익스프레스 이외에 다양한 E메일 프로그램이 사용됐다면 러브 버그의 확산 속도와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지적했다고 외신들이 7일 전했다.

컴퓨터 등 첨단기술을 다루는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인 미국의 가트너그룹은 러브 버그 확산 이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보도자료에서 “러브 버그는 피해를 본 일반 기업체나 개인들뿐만 아니라 MS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말했다. 가트너그룹은 컴퓨터 바이러스가 MS의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주로 공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MS는 제품의 보안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MS의 보안책임자인 스콧 컬프는 “컴퓨터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 기술을 악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면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인간이 문제”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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