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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7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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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강의 배를 타고 뉴저지시로 통근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역방향으로 오가기 때문에 어떤 날은 시간에 따라 손님이 적어 서너명이 타기도 한다. 지난 주 오전의 일이다. 내가 막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가 이미 수십m 떠나가고 있었다. 막막한 심정에서 배꼬리를 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데 배가 서서히 방향을 틀더니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선장이 나를 태우기 위해 되돌아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선장에게 감사하며 “맨해튼에 사는 사람들도 이런 달콤한 인정을 맛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보디 랭귀지▼
미하일이 점심 식사 후 거리에서 산책하고 있을 때였다. 앞에서 플라스틱 생수 물병을 들고 오던 한 남자가 그와 마주치는 순간 손가락으로 ‘정지’하라는 시늉을 했다. 얼떨결에 길 가운데 선 미하일에게 그 남자는 손짓 발짓을 하더니 물병을 한 손으로 높이 들었다. 다른 한 손으로는 머리 주위에 못이 박힌 둥근 왕관을 그리는 시늉을 했다. 미하일은 이 남자가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여행객임을 직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유의 여신상’ 쪽을 가리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