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美증시 닷컴잔치는 끝났다"

  • 입력 2000년 5월 5일 20시 03분


최근 미국에서 닷컴(.com) 기업의 장래에 대한 ‘고참 투자가’들의 회의론이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압권은 리처드 그라소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의 3일 발언. 그는 한 유대인 단체의 모임에서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많은 인터넷 기업이 도산할 것이며 닷컴 기업들은 닷곤(dot-gone· 사라져 버린 소기업이라는 뜻)이 될 것”이라고 극단적인 회의론을 제기했다.

근거는 투자수익률. 그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의 경우 1994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26%씩 상승해 1926년부터 1999년까지의 연평균 상승률 11.4%의 두배를 넘었다고 지적하며 “그같은 상황은 지속될 수 없으며 증권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가 그런 얘기를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금융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도 이날 런던에서 미국 특파원들과 가진 회견에서 “증권시장이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벌써 불황에 진입했는지도 모른다”면서 “요즘 시장은 불황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지난달 문을 닫은 대표적인 헤지펀드인 타이거 펀드의 줄리언 로버트슨 회장도 “솔직히 나도 이해할 수 없는 시장에 고객들이 투자하도록 권유할 수 없다”며 시장동향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금융전문 칼럼니스트 마이클 루이스는 4일 블룸버그통신에 보낸 고정칼럼에서 “회의론은 과거의 경험이 전혀 통하지 않는 새로운 투자환경에서 경륜을 앞세우는 노인들의 합창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소로스와 로버트슨은 각각 69세와 67세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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