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美 미디어업계 '공룡들의 전쟁'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생존을 위한 합병과 힘 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3일 CBS와 바이아컴의 360억달러(약 39조6000억원)짜리 합병을 승인했다. 이는 방송사의 합병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

16개의 지역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는 CBS와 케이블 채널 MTV 및 19개 지역방송국 등을 갖고 있는 바이아컴은 합병을 통해 미 방송시장의 41%를 장악하게 된다.

미 정부는 한 회사가 방송 시장의 35% 이상을 장악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어 두 회사는 합병 후 일부 지역의 TV 및 라디오 방송국을 매각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두 회사는 합병 성사에 따라 타임워너, 월트 디즈니 등 거대 미디어 그룹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FCC는 이달 말 AT&T사와 미디어 원의 합병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케이블 TV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게 된다.

한편 월트 디즈니와 타임워너는 방송 송출을 둘러싸고 한바탕 힘 겨루기를 했다.

FCC는 타임워너가 1, 2일 39시간 동안 자사 케이블 망에서 ABC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않은 것은 연방규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타임워너는 ABC방송의 소유주인 월트 디즈니가 ABC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를 올리려는 데 반발해 뉴욕 등 7개 지역에서 ABC 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았었다.

반면 디즈니측은 타임워너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과의 합병을 통해 미디어 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역공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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