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현대투신정상화 방안과 주가

  • 입력 2000년 5월 4일 15시 49분


현대가 현대투신 경영정상화 방안을 4일 발표했으나 증시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라는 유보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는 이날 정몽헌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 1000억원을 출자하고 1조 7000억원상당의 담보를 제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현대측이 계산한 1조 7000억원의 담보가액이 너무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현대측은 정회장이 보유중인 현대택배 주식 177만 3331주가 코스닥에 등록할 경우 최소한 800억원 이상을 호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대택배 주가가 5만원 이상은 갈것이라는 얘기와도 통한다.

그러나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현대택배의 주식가치를 평가할수 있는 잣대는 동종업종인 대한통운이나 (주)한진과의 비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저울질 할수 있다.

이중 대한통운은 모기업인 동아건설과의 지급보증 문제가 얽혀있어 정상적인 주가추이를 파악할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주)한진은 최근 1만3천원~1만 6천원 의 주가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볼 때 매출액과 이익창출면에서 현대택배가 한진을 앞서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현대택배의 주당 가치는 1만 50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같은 비상장기업인 현대정보기술도 한진택배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담보로 제시된 금액인 1조 70000억원은 지나치게 포장된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투신사 임원은 "이번 현대측의 발표는 현대투신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앞으로 현대 계열사간 지분의 재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또다른 후유증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영식 SK증권 삼성지점장은 "이번 발표로 현대투신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앞으로 크게 오르면서 상승국면으로 전환할수 있을것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현대 계열사 주가 반영효과도 미미

실제로 이날 현대 계열사들의 주가는 현대투신 경영정상화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일제히 상승기류를 탔으나 대부분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들도 현대 주가의 추가상승에 대해서 "다음주 증시추이를 지켜본후 판단을 내릴것"이라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현대투신위 최대주주인 현대전자의 주가는 100원이 오른 1만 7500원을 기록했다.

또 2대주주인 현대증권의 주가는 증권주의 강세기조에 힘입어 510원이 올랐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보합) 현대중공업(+100원) 현대상선(+100원) 현대종합상사(+55원)등이 모두 보합수준을 유지한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의 현대 주가에 대해 투신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현대 주가가 한단계 상승하기 우위해서는 현대의 실질적인 액션플랜이 뒷받침 돼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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