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전략-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 입력 2000년 4월 25일 08시 49분


"단기적으로 방향성이 보이지않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라."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도 리스크 관리의 한 방법이다"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은 가운데 미국 나스닥지수가 24일 다시 폭락하자 증권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투자전략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데 영향받아 전날보다 161.40포인트(-4.43%) 하락한 3482.55로 끝났다. 반면 다우지수는 장중 100포인트이상 하락하다가 반등해 전날보다 62.05포인트(0.57%) 오른 10906.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급락의 주범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이회사는 지난 20일 매출액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자체 발표와 독점금지법에 의한 소프트웨어사업부문의 분리 전망등으로 주가가 전날보다 무려 15.6%나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급락 여파로 시스코시스템즈, 선마이크로시스템즈등 컴퓨터 관련주와 첨단주도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맥도날드, 듀퐁, 다우케미칼등 금융, 에너지,제약 업종의 전통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미국 나스닥 급락의 여파는 자생력을 회복하지 못한채 미국 시장에서 방향타를 찾고있는 국내 증시에 바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거래소시장은 약세기조를 면치 못하면서 620억여원규모의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주가가 19.58포인트나 빠져 747.58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거래를 자제하며 관망세를 견지해 거래대금은 1조6601억원으로 지난 99년5월24일(1조5637억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제시되는 주가 하락 요인은 참여연대의 바이코리아 장부열람 결과 발표에 따른 파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특히 이를 계기로 투신권을 비롯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성장 둔화로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이날 국내 증시가 하락한 이유중 하나였는데 이같은 우려가 미국 증시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차의 매각협상이 거의 합의단계에 이르렀다는 점과 단기 금리가 안정되고 있는 점등 호재로 작용할만한 재료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가까이 빠진 것은 국내 증시가 수급 악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방향성을 잃고 있는 증거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대신증권 나민호팀장은 특히 투신권등 기관투자자들은 선물가격이 고평가돼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수 포지션이 현물 매수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인데 선물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이도 여의치않아 수급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형편에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오자 수급 악화로 주가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나마 시장을 떠받쳤던 외국인들도 최근에는 거래비중을 낮춰 이날도 거래소시장에서 7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외국인들은 MSCI지수의 한국 비중이 낮춰진데다 투신권등에 대한 공적자금 추가 투입등 금융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 증시에서의 거래규모를 최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증시는 관망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증시의 체력이 소진됐다고 진단하는 가운데 부국증권은 아예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위험 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도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증시의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일때는 주식투자 비중을 아예 줄이는 것도 리스크 관리의 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손절매를 보며 주식을 내다 팔 시점은 이미 지나버렸지만 기술관련 IT종목들은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나팀장은 매도 시점을 놓친 상황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유종목의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수 시점을 찾고있는 투자자들은 아직 섣불리 저점 매수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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