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관 손타면 알짜株도 '비틀'

  • 입력 2000년 4월 19일 20시 22분


‘현 장세에서 굳이 주식투자를 할 생각이면 기관투자자 보유비중이 작은 주식들에 관심을 가져라.’

기관투자자와 개인들은 사상최악의 폭락후 17∼18일 이틀동안의 반등장세에서 상반된 매매양상을 보였다. 기관들은 18일 372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데 이어 19일에도 2300억원을 웃도는 주식을 순수하게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3728억원 순매수에 이어 이날도 19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샀다.

▽장세관이 다른게 ‘거꾸로 매매’의 원인〓투신 은행 증권 등 기관투자자들은 이틀 연속 펼쳐진 반등국면을 매도타이밍으로 잡고 철저하게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일각에선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감안할 경우 기관들이 이날 사실상 순매수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오전중엔 상승시마다 물량을 털어내는데 치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들이 철저하게 물량축소에 힘쓴 것은 이번 반등장세를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으로 보고 있기 때문. 즉 당분간 수급부담과 미국증시의 등락에 따라 일중변동폭이 급격하게 확대되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신규자금 유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남아있는 실탄으로 짧게 끊어치는 매매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해야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개인들은 ‘이 정도의 하락폭이면 더 떨어지겠느냐’는 생각으로 주식을 성급하게 사고 있다. 하락폭이 컸던데다 미국증시도 이틀째 반등했으니 국내 주가수준이 이젠 바닥에 근접한게 아니냐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들이 요즘 털어내는 주식은?〓한 펀드매니저는 ‘실탄’이 부족한 상황에선 투자종목을 압축할 수 밖에 없다고 실토한다. 즉 반등할 때 마다 거래가 적은 주변주들은 털어내고, 핵심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것.

투신사의 경우 일단 상당수 코스닥종목들은 주변주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세가 좋을 때는 우량주에 속했던 삼성물산 삼성테크윈 신세계 호텔신라 호남석유화학 다음기술 콤텍시스템 미래산업 삼보컴퓨터 태평양 등도 현 장세에선 실적개선에도 불구, 매도종목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들이 선호하는 핵심주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반도체관련주와 일부 정보통신주. 그렇지만 핵심종목군들도 일단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고, 떨어지면 재매입하는 ‘박스권 매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

▽쉬는게 상책〓변동폭이 심한 장세에선 개인투자자들이 기관들과 외국인들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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