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南北韓 인터넷바둑대회 개최…6월6일 서울-평양서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간 인터넷 바둑대회가 개최된다. 이 행사가 계획대로 열리면 북한의 인터넷이 처음으로 6시간 이상이나 외부세계와 공개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게임서비스 및 개발회사 ㈜조이포유(대표 김윤찬·金允燦)는 남북한 인터넷 바둑대회를 단오절인 6월6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12일 직전에 열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이포유 김사장은 “남한과 북한 대표가 인터넷을 통해 한판 승부를 겨루는 것은 남북간의 민간 문화교류 및 인터넷 교류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조이포유는 이번 행사를 위해 올해초부터 북한의 범태평양 조선민족경제개발촉진협회(회장 이도경)와 접촉해왔으며 올해초 중국에서 인터넷바둑대회 개최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남북교류를 관장하는 통일부도 이번 행사에 대해 허가를 내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오절에 열리는 남북 인터넷바둑대회는 다음달 1일부터 1차 예선에 들어간다. 이달 28일까지 치러지는 1차 예선에는 조이포유 홈페이지(www.joy4you.com)에서 참가신청을 한 네티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으며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 게임대회에서 적용되는 ‘래더(ladder)’ 방식으로 진행된다. 래더는 여러 사람과 겨뤄 득점별로 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초급 중급 상급 등 실력에 따라 점수가 달리 부여되는 점이 특징.

1차 예선에서 일단 1등에서 96등까지 96명을 선발한 뒤 6월4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2차 예선을 가져 6명을 남한대표로 선발한다. 북한측은 인터넷 예선전 없이 실력이 뛰어난 기사 6명을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대표선수들간의 결선은 서울과 평양에서 인터넷을 통해 진행된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대회용 게임서버를 설치해 이곳에 남한과 북한이 서로 접속, 인터넷 대결을 펼치게 되며 바둑소프트웨어는 북한측이 개발한 ‘은별바둑’을 채택키로 양측이 합의했다. 조이포유측은 수익금을 북한어린이 돕기 및 남북공동 온라인사업 프로젝트에 사용할 계획이다.

인터넷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체제유지를 위해 국내용으로만 활용해온 북한측이 이번에 국가간 행사에 인터넷을 활용키로 함으로써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남북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02-3445-2112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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