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새영화]'헌티드 힐'/공포의 생일파티에 초대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원래 1958년에 제작된 ‘저주받은 언덕의 집’은 저예산 공포영화 감독인 윌리엄 캐슬의 대표작. 캐슬 감독은 이 영화가 개봉될 때 극장 앞에 앰블런스를 대기시켜 놓고 극장 안에 뼈가 날아다니게 하는 등 놀이공원 ‘유령의 집’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영화 역시 둥둥 떠다니는 머리와 조악한 모양새의 해골 등 싸구려 ‘유령의 집’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러나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 ‘헌티드 힐(House On Haunted Hill)’은 이야기의 골격만 취했을 뿐 전혀 다른 영화다. 공포영화치고 많은 제작비(3200만 달러)를 들인 이 영화에서는 ‘에이리언1’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탄 스코텍 형제가 특수효과를 맡았다.

백만장자 스티븐 프라이스(제프리 러쉬 분)는 아내 에블린(팜케 얀센)의 생일을 맞아 폐쇄된 정신병원 건물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사람에게 100만달러를 준다는 초대장을 5명에게 보낸다. 윌리엄 말론 감독은 이 생일파티에 참가한 5명이 겪는 공포와 프라이스 부부의 복잡한 관계, 원한과 살의 등을 뒤섞어 놓았다. 그러나 공포영화를 여러 편 본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5명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 초반부에 예측할 수 있을 만큼 구태의연한 화법을 벗어나지 못했다.

무서운 장면에 앞서 미리 ‘분위기’를 잡는 음악이 너무 과장된 것도 거슬린다. 18세 이상 관람가. 8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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