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직장옮기려면 IQ검사 해보세요"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대기업 사원 김모씨(32)는 2년 전 정리해고 된 선배가 차린 정보통신(IT) 관련 벤처회사로 이직했다.

김씨는 마케팅 부서에만 근무하다 IT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적성에 맞을지, 새 것을 받아들일 ‘머리’가 남아있는지 고민하다가 심리검사 전문기관의 지능 및 적성검사에서 ‘OK’ 사인을 받고 직장을 옮겼다.

최근 전공 또는 현직과 관련없이 컴퓨터 생명공학 등 벤처기업으로 향하는 ‘모험’을 시도하는 대학생 직장인 중 어릴적 받았던 지능검사를 다시 받을까 생각하는 이가 경우가 적지 않다. 어른이 되어 지능검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까?

선진국에선 어른이 돼도 지능검사를 받는다. 미국에서는 지능검사를 금지한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지능검사를 받고, 나이가 들어서 진로선택이나 취업 전 또다시 검사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지능검사는 언어력 기억력 수리력 판단력 공간지각력 등 11개 분야로 이뤄지는데 적성검사의 요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지능검사로 자신의 적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기업들이 입사시험때 적성 인성검사를 주로 하지만 검사를 받은 이들은 “지능검사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기본적 원리를 지능검사에서 따왔기 때문.

삼성그룹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SK그룹의 적성검사인 ‘SK종합검사’ 등엔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등을 평가하는 문항이 절반 가까이 들어있다.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이 적성검사점수도 높다는게 업계 인사담당자의 공통된 얘기다. 따라서 지능검사 문제를 열심히 ‘공부’하면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는데도 도움이 된다.

세계 지능검사표준(WAIS)를 개발한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웩슬리에 따르면 지능은 20∼24세 때 최고로 올랐다가 그후 점점 떨어진다(그래픽 참조). 그러나 연령별 평균 지능지수는 변하지 않는다. IQ는 동일한 연령집단의 평균점수(100)와 비교한 점수이기 때문.

연령별 평균 지능지수와 달리 개인의 지능지수는 변한다.

지능은 개인에 따라 30대 초반까지 올라갈 수 있고 16세 이전에 받는 지능검사의 오차가 20에 이르기 때문. 특히 언어력 수리력 등 지능지수의 몇몇 분야는 경험과 학습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크다.

80 이하라면 이직은 전면재검토하는 것이 좋다. 약간 낮다면 11개 분야의 어느 항목이 크게 떨어졌는지에 주목하고 자신이 낮게 나온 영역과 밀접한 직업으로 뛰어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편 어른이 돼서도 우뇌와 좌뇌를 고루 발달시키면 지능지수가 올라간다. 최근 뇌연구에 따르면 뇌의 여러 능력은 서로 연관돼 있으며 어른이 돼서도 전반적인 뇌 발달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휴식과 문화생활 운동 등에 신경쓰면 ‘똑똑한 어른’이 되고 지능지수도 올라간다.

반면 △스트레스 △우울증 △신체활동 저하 △영양결핍 △피로 등은 머리를 나쁘게 만든다. 단백질 비타민C, E 베타카로틴 토코페롤 등이 뇌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곡류 생선 채소 콩 등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지능지수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중술교수,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서호석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교수)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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