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0]공화 대선후보 토론회/부시-매케인 舌戰

  • 입력 2000년 2월 16일 19시 32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와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15일 CNN방송이 주최한 토론에서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앨런 키즈 예비후보까지 3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예비선거(19일)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공개 대결이어서 미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토론 초기에는 매케인과 부시의 인신 공격성 발언이 계속됐다. 매케인은 자신을 비난한 부시의 TV광고를 지적하며 “부시 당신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포문을 열었다. 부시는 “비방광고를 먼저 시작한 것은 당신이었다”고 맞받았다. 사회자 래리 킹이 키즈에게 “유세가 너무 혼탁하지 않느냐”며 끼어들어 토론은 정책대결로 바뀌었다.

부시는 “국회 회기중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새 구상을 발표한 뒤 매케인이 상원의원 선거자금을 대선 자금으로 전환한 사실을 비난했다. 그러나 매케인은 “단체가 정당에 기부하는 소프트머니를 없애야 한다”며 부시의 구상을 평가절하했다.

낙태와 관련해 매케인은 “96년 낙태 전면금지에 찬성했던 부시가 최근 나처럼 예외를 인정하는 쪽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

조세문제에 대해 부시는 대폭 감세를 통해 정부의 돈 낭비를 예방하자고 한 반면 매케인은 부시의 구상이 부자들만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사회보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3명 모두 국가미사일방어(NMD)체계 추진과 사형제 유지에는 찬성했다.

미 언론은 토론의 서두가 상호비방전으로 얼룩지긴 했지만 후보들간의 의견차가 확실히 드러났다면서 부시와 매케인의 대결은 무승부였다고 평가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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