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勸學

  • 입력 2000년 1월 28일 17시 07분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나니,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一寸光陰도 가벼이 하지 말지어다.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가 봄풀의 꿈도 미쳐 느끼지 못했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계단 앞 오동나무 잎새에는 어느덧 가을 소리.

너무도 유명한 朱子(주자)의 偶成(우성)이라는 시다. 일명 勸學文(권학문)으로도 불리는 이 이 名詩는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인생은 유한하다. 게다가 학문은 또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가. 그러니 비록 짧은 시간일 망정 가볍게 보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다.

사실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기 좋아할 사람은 없다. 특히 학창시설 입시를 앞두고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공부 라는 말만 꺼내도 머리가 지끈거려 올 것이다. 공부라는 말이 지금은 단순한 지식습득 쯤으로 변질된 느낌도 들지만 공부의 본디 뜻이 인격수양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리 쉽게 염증을 낼 일이 아니다.

그 공부를 누구보다도 강조했던 이가 孔子다. 論語를 펴면 대뜸 '공부하라'는 말부터 나온다.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說乎(불역열호)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과연 論語 구석구석에서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學如不及 猶恐失之. 학문이란 추구할수록 뜻한 바를 잃을까 두려워지는 법이다(泰伯).

학문은 끝이 없다(學無止境). 活到老 學到老 (공부는 늙어 죽을 때까지 익혀야 하는 것), 중국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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