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언]성질 급하면 건강해친다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자동차의 분당 회전 속도(rpm)를 높이면 엔진은 쉽게 마모되고 수명도 단축되기 마련. 최근 미국의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 인터넷판은 “화를 자주 내고 성마른 사람의 운명을 이에 비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뒤 생각않고 화부터 낼 때 급격히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아드레날린’은 혈압과 심장박동을 높일 뿐 아니라 외부자극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높인다. 따라서 그만큼 에너지소모율도 높아진다는 해석.

실제로 곧잘 화를 내고 성격이 급한 사람은 몸의 면역체계와 소화기능도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腸)의 운동성이 떨어져 늘 속이 더부룩하거나 잦은 설사, 변비에 시달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똑같은 일을 당해도 어떤 이는 벌컥 화를 내고, 어떤 이는 그냥 넘어갈까.

“성마른 성격은 생물학적 요인 때문”이라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나이병원의 피터 판자리오박사는 말한다.

성마른 사람은 공격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수준이 크게 떨어져 있다. 따라서 세로토닌계 약물을 투여하면 불안이나 분노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화가 날 만한 상황에 부닥치지 않도록 때로는 적극적으로 회피하고 때로는 열심히 대처하는 것이라고 판자리오박사는 강조한다. 다음은 판자리오박사의 조언 다섯가지.

①목표설정이나 시간 관리는 현실성있게〓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주라. 열심히 했는데 별 효과를 얻지 못하면 실패감만 느낀다.

②여러사람의 도움을 구하라〓이러저러한 점에 대해 스트레스가 있다고 일찌감치 털어놓으면 도저히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어려움을 분산할 수 있다.

③피곤할 땐 쉬라〓피로는 판단을 흐리게 하고 스트레스를 다루는 능력을 떨어뜨린다. 기분이 날카로워지고 두통에 시달리면서 턱에 긴장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땐 우선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하라.

④‘주먹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라〓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긴장을 풀어준다. 어깨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좋다.

⑤술을 피하라〓기분을 바꿀 수 있지만 충동성을 높이고 자제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더 해롭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