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 삼보에 무릎…창단후 최다 7연패

  • 입력 2000년 1월 11일 23시 29분


국내 농구스타중 절친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마음이 통하는 ‘농구천재’ 허재(35·삼보 엑써스)와 ‘코트의 마술사’ 강동희(34·기아 엔터프라이즈).

중앙대 2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허재가 98년 삼보의 전신인 나래 블루버드로 이적할 때까지 밤낮 함께 붙어다녀 남들의 시샘을 많이 받기도 했다.

이들은 마치 ‘연인사이처럼’ 전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 98년 4월 11일. 강동희가 뒤풀이자리에서 이미 다른팀으로 가기로 내정됐던 허재에게 “형하고 꼭 같이 우승하고 보내려고 했는데 미안하다”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일은 유명하다.

11일 ‘마음이 통하는’ 두 스타의 명암이 극단적으로 대비됐다.

장딴지 부상으로 결장을 밥먹듯이 해오던 허재는 이날 친정팀 기아와의 부산 경기에서 펄펄 날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복귀 후 2승1패.

반면 6일 SBS 스타스전에서 허리를 크게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강동희는 이날 팀과 홀로 동떨어져 서울 잠실의 한 병원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에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TV로 중계되는 경기도 차마 볼 수 없었다. “팀이 어려울 때 뛸 수 없어 돌아버릴 것 같네요. 빨리 낫는 수밖에 없지요.” 강동희의 말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결과는 허재의 삼보가 98-94로 강동희가 빠진 기아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내용 또한 삼보가 압도적이었다는 평가.

삼보는 타운젠드가 골밑을 완전 장악하며 38득점을 올리고 허재가 28득점을 집중시키며 줄곧 앞서나갔다.

기아는 정인교의 3점슛과 김영만의 연속득점으로 3쿼터에서 두차례 힘겹게 역전을 시켜봤지만 타운젠드에게 쉽게 골밑을 내줘 다시 주저앉기를 되풀이했다.

특히 기아는 경기종료 28초를 남기고 91-94로 따라붙었지만 연속 실책으로 추격을 무위로 끝냈다.

삼보는 이날 승리로 공동 3위로 한계단 상승했고 기아는 팀 창단 후 최악인 7연패에 빠지며 공동 5위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한편 청주에서 벌어진 SK 나이츠와 LG 세이커스의 경기에서는 SK가 서장훈이 득점(26점)과 리바운드(14개)에서 양팀 최다를 올리는 활약에 힘입어 89-84로 승리를 거두고 2위 현대 걸리버스와의 승차를 1게임으로 다시 벌렸다.

부천에서는 꼴찌 신세기 빅스가 SBS에 106-98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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