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조경업체 운영 서정현씨 장학금 쾌척

  • 입력 1999년 12월 19일 19시 24분


한 사업가가 20년 동안 매일 1만원씩 모아 억대의 장학금을 마련, 대학에 기탁했다.

전남 순천에서 조경업체를 운영하는 서정현(徐廷賢·50)씨. 그는 18일 불우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순천대 허상만(許祥萬)총장에게 1억75만원을 전달했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더 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이 한이 됐습니다.”

서씨가 하루 1만원씩 저축하기 시작한 것은 79년 12월. 당시 사업차 서울 출장을 갔다가 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고아 형제를 보고 5000원을 손에 쥐어준 뒤 ‘장학기금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자신처럼 돈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놓치는 청소년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빚을 끌어다 쓸 만큼 사업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매일 1만원 저축은 거르지 않았다.

서씨는 당초 회갑 때까지 3억여원을 모아 기탁할 계획이었으나 부인이 올 2월 위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자신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기탁 시기를 앞당겼다.

순천대는 내년 중 ‘서정현 장학재단’을 설립,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학생들을 입학시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순천〓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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