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日-홍콩 '벤처證市' 속속 창설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11분


‘아시아 유망 벤처기업을 유치하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각지에서 유망 벤처기업을 유치해 상장시키는 새로운 주식시장이 탄생하고 있다.

특징은 두 가지. 상장기준을 기존 주식시장보다 대폭 완화한 것과 상장기업의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의 3파전〓일본에서는 그동안 일본증권업협회가 주식장외시장을 운영하며 신흥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독점해왔다. 도쿄(東京)증권거래소가 여기에 뛰어들었다.

11일 벤처기업을 겨냥한 주식시장인 ‘마더즈’를 발족하고 아시아 벤처기업에 손짓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孫正義)사장도 미국 나스닥과 손잡고 내년말 오사카(大阪)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저팬’을 출범시키겠다고 선언했으나 마더즈에 선수를 빼앗기자 사업일정을 앞당겨 내년6월 개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이면 일본내 벤처기업 주식시장은 3파전이 될 전망이다.

마더즈는 벤처기업 70개사를 우선 상장할 예정인데 디지털방송서비스업체인 스카이퍼펙트TV와 인터넷광고분야의 사이버에이전트 등이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

나스닥저팬은 국적을 따지지 않고 유망업체를 찾아다니며 후일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대가로 당장 사업자금을 대주겠다고 설득하는 등 공격적인 유치작전을 펴고 있다. 지난달 열린 나스닥저팬 설명회에는 2000여명의 경영자가 참석할 만큼 나스닥저팬에 대한 벤처기업들의 관심은 크다.

▽홍콩 성장기업시장 첫 상장〓홍콩증권거래소는 15일 성장기업시장(GEM)을 창설해 25일 벤처기업을 첫 상장시켰다.

GEM은 기업의 국적을 묻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장기준도 훨씬 느슨해 실적이 거의 없는 창업기업이나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상장 후에는 분기마다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상장을 맡은 증권회사가 상장 후 2년간 감독책임을 맡는 등 정보공개 기준을 엄격하게 했다. GEM에는 25일 중국의 식물성장촉진제 제조회사인 호륜농업과기가 최초로 상장됐으며 중국기업 이외에도 미국 대만 등의 벤처기업을 포함, 30개사가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GEM 관계자는 “GEM에 국내외 유망 하이테크 기업이 상장되면 이들에게 투자하려는 투자자금이 전세계에서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 잡기 비상〓일본과 홍콩이 새로운 주식시장을 만들어 문호를 외국 기업에 개방하자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은 이들에게 자국의 유망 벤처기업을 빼앗기지 않으려 부심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중심지를 지향해온 싱가포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증권거래소의 장외주식시장 세스닥은 상장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외국기업의 상장을 허용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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