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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1일 1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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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한석규선배가 영화에 그렇게 열심히 매달리는 이유을 이제야 알겠다”면서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영화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10일 밤 8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성남실내체육관. 500여명의 엑스트라가 관중으로 모인 가운데 프로레슬러 아수라X와 유비호의 한판 대결이 펼쳐졌다.
▼온몸 멍투성이 체중 5kg 줄어▼
2000년 1월 중순 개봉 예정인 영화 ‘반칙왕’의 촬영현장. 하지만 두사람의 대결은 실전을 연상시킬 정도로 박진감이 있었다.
낮에는 소심한 은행원이지만 밤이면 프로레슬러 아수라X로 변신하는 주인공 대호역을 맡은 송강호.
그는 약 10분에 이르는 레슬링 경기 장면을 대역없이 소화해냈다. 이를 위해 3개월간 서울액션스쿨에서 매일 3㎞씩 달리는 등 기초 체력훈련을 시작으로 갖가지 레슬링 기술을 배웠다.
“‘쉬리’를 찍을 때에도 꼭 이래야 하냐는 생각을 하며 혹독한 체력훈련을 받았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2년째 훈련을 받으니까 연습장이 있는 보라매 공원 근처에만 가도 현기증이 나더라구요.”
평소 1m80㎝의 키에 몸무게가 76㎏였던 그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체중이 5㎏나 줄었다. 이전 촬영에서는 경기 장면을 찍다가 미간에 타박상을 입었고 온몸이 멍투성이가 됐다.
▼"소심한 사람 꿈-희망 담았죠"▼
송강호의 프로레슬링 실력은 준 프로급이라는 게 정두홍무술감독의 자랑이다. 머리를 팔로 조이는 헤드록이나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몸을 감아 꼬는 코브라트위스트는 기본에 속한다. 그가 실제로 연기한 기술에는 △백드롭△공중발차기△백 덤블링 등 고난도 기술도 들어있다.
하지만 주특기는 영화제목대로 온갖 흉기를 이용한 반칙. 슬리퍼와 숟가락 등 레슬링복 어디에선가 꺼내는 도구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그는 “처음 사각의 링에 올랐을 때 노출된 맨살과 링이 주는 신비감으로 두려움과 희열을 동시에 느꼈다. 나는 타고난 레슬러”라고 기염을 토하면서 “‘반칙왕’은 스포츠영화라기보다는 소심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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