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천년의 인간]자선사업 代母 레이첼 로빈슨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8시 44분


1947년에 잭 루스벨트 로빈슨이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가 되었을 때 그의 아내 레이첼은 그의 곁에서 승리의 기쁨을 함께 했다. 그리고 1972년 로빈슨이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레이첼은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수도 있었다. 바로 그 전 해에 아들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녀의 슬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레이첼 로빈슨은 슬픔에 잠기는 대신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남는 생존자’의 화신이 되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겨우 몇 주 후에 레이첼은 재키 로빈슨 건축회사를 맡아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1600채를 지었다. 그리고 1년 후 그녀는 두 아이와 함께 남편을 기념하는 재키 로빈슨 재단을 설립했다.

통계에 의하면 지금까지 재키 로빈슨 재단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390명, 현재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이 215명이다. 그동안 300개의 기업이 이 재단의 장학사업에 참여했다.

재키 로빈슨 재단은 학생들에게 1년에 6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가족 같이 보살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어려서부터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가계를 도와야 했던 레이첼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이제 77세가 된 그녀는 어렸을 때 배운 강인함이 남편의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시절 끝없는 인종차별을 이길 수 있었던 힘이 되어주었다고 믿고 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5/album―robins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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