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외국인투자자들 사흘째 순매수

  • 입력 1999년 10월 6일 18시 43분


외국인투자자들의 사흘째 순매수가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인들은 1017억원을 순매수하고 기관투자자들은 194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프로그램순매도 172억원을 제외하면 매도와 매수가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볼수 있다.

▼"800線이 바닥" 인식▼

증시전문가들은 6일 큰 폭 상승으로 종합지수 800선의 지지는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추가적인 상승추세로 접어든 것이냐에 대해서 자신있게 전망하지 못했다. 일반투자자들은 급등락의 전형적인 널뛰기 장세가 펼쳐지자 향후 주가흐름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질 지의 여부가 앞으로 종합주가지수 추가상승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정말 순매수로 돌아섰나〓최근의 주가 급등락현상은 주로 고점이나 저점부근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흐름이 불분명해진데서 나타났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도 지수 800미만의 지수에서는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한국기업의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전망하는 데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800 언저리에서는 매수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이른바 초우량주. 그동안 초우량주를 고점에서 매도, 이익을 실현했던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값이 싸진 좋은 주식’을 선별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초우량株 선별매수▼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田勇培)국제영업부장은 “외국인들이 한국기업의 수익성에 비춰볼때 지수 800선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며 “880∼900선까지는 저평가된 우량종목을 추가로 매수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투신사 등 기관투자자에게 종합지수 800의 사수여부는 생존의 문제”라며 “800이하로 주가가 곤두박질칠 경우 주식형수익증권의 상당부분이 원금이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환매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가려진 악재〓이날 시장에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지수에 한국이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과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나 투신사에 대한 갑작스런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의 발언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재의 이면에는 시장내부 수급상의 불안과 금융시장의 불안이라는 고질적인 악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수급 불안감 여전▼

미래에셋투자자문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언제 선물의 약세로 매물화될 지 모르는 수급상의 불안감이 남아있다”며 “매물이 풀릴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매수해주느냐가 향후 장세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동익(羅東翼)투자정보과장은 “800선의 지지는 확인됐으나 현재 국면은 그동안 투자주체들이 너무 많이 팔아치운 과매도국면을 해소하는 기술적 반등”이라며 “추가적인 상승전환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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