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인&아웃]텔레토비의 아기햇님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4분


유아는 물론 어른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꼬꼬마 텔레토비’(월∼금 오전8·45).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와 함께 환한 미소로 꼬꼬마 동산을 비추는 ‘아기햇님’은 누굴까. 이름은 샤론 권. 영어식 이름을 갖고 있지만 한국 유학생 권혁기 노지현씨 부부의 생후 19개월된 딸이다. 샤론의 가족은 현재 영국 런던에서 살고 있다.

샤론이 한국판 ‘텔레토비’에 캐스팅된 것은 지난해 9월. 영국 BBC에 이 프로를 공급하고 있는 렉돌 프로덕션이 권씨 부부의 허락을 받아 당시 8개월된 샤론을 촬영했다.

샤론이 이 프로에 출연하기까지에는 BBC와 KBS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있었다. BBC측이 KBS와 계약협상을 하면서 프로의 완성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화면에 손대지 말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KBS측은 매회 등장하는 상징적 존재인 아기햇님이 외국 아이일 경우 시청자의 거부감이 크다고 판단해 BBC측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문제가 생겼다. “일본이나 중국 등 생김새가 비슷한 동양권 아이면 안되겠느냐”는 게 BBC의 반응이어서 KBS측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본이나 중국 아이로 밝혀질 경우 시청자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

결국 BBC가 “반드시 한국 아이를 아기햇님으로 찍어달라”는 KBS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랴부랴 한국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샤론을 촬영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 프로의 비디오에는 외국 아기햇님이 그대로 출연하고 있다.

KBS 영상사업단 김수택PD는 “이 프로는 현재 일본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방영중인 데 태국에서는 원판의 외국 아기햇님이 그대로 출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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