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난자 아기' 국내 첫 탄생…차병원 윤태기교수팀

  • 입력 1999년 8월 10일 19시 37분


국내 최초의 ‘냉동 난자 아기’가 태어났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윤태기(尹泰基) 정형민(鄭炯敏)교수팀은 10일 “결혼한 지 5년 됐지만 아이를 낳지 못하던 K씨(30)가 ‘냉동난자’에 수정하는 방법으로 임신에 성공해 2.9㎏의 남자 아이를 7일 순산했다”고 밝혔다. K씨의 경우 얼리지 않은 난자를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에는 실패했으나 냉동했던 난자를 통한 수정에는 성공했다는 것.

난자는 정자와 달리 세포가 크고 상태가 불안정해 냉동했다 녹이는 과정에서 손상이 커 ‘냉동난자’를 출산에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교수는 “‘유리화난자동결법’으로 난자를 젤(gel)상태에서 냉동한 뒤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에 넣어 보관하고 ‘슈크로즈’라는 물질로 싸서 급속히 녹임으로써 냉해동(冷解凍) 과정에서 난자의 손상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교수는 “난소암이나 백혈병 등 암에 걸린 여성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기 전에 난자를 냉동해 두었다가 치료가 끝난 뒤 수정해 자궁에 착상하면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이번 시술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정자은행’ 처럼 ‘난자은행’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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